성큼 찾아온 가을은 늦더위에 지친 우리에게 시원함을 선사해 준다. 하지만 가을은 알레르기 질환과 같은 환절기 질환으로 우리를 괴롭히기도 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황사 등의 영향으로 봄철에 주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가을에도 상당히 많다.
알레르기 질환은 눈과 코, 피부 등에 다양하게 나타난다. 주변 환경과 유해물질 노출 등의 여러 원인으로 생기며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이 공통점이다. 이 때문에 적게는 1년부터 많게는 10년 이상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만성 질환자가 적지 않다.
이런 알레르기 질환 중 가장 빈번히 나타나는 것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다. 이 질환은 눈이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된 탓에 발생 연령대가 광범위하고 재발도 많다. 꽃가루나 미세먼지, 황사 등 외부 유해물질이 우리 몸 속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을 활성화해 각막과 결막을 자극해 질환이 생긴다. 요즘에는 집먼지진드기, 화장품, 동물 털 등 집안 내부 오염물질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치료한 사람이 2005년 356만명에서 2009년 407만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화장품과 콘택트렌즈를 자주 끼는 여성이 남성보다 이 질환에 노출되는 빈도도 늘고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증상은 눈의 결막 부위가 가렵고 따가우며 충혈된다. 심하면 눈꺼풀에 혹 모양의 돌기나 물집이 생겨 부풀어 오른다. 또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등의 질환이 동반되므로 알레르기에 민감한 사람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면 즉시 안과를 찾아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대부분 환자의 병력청취와 세극등현미경 검사(결막부종과 충혈, 눈꺼풀에 나타나는 유두 비대를 확인하는 진단법)로 진행된다. 치료는 크게 회피요법과 안약을 이용한 약물치료가 있다. 회피요법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찾아내 이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방법이다. 약물치료법은 약물을 안구에 직접 투여하는 점안액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의 대부분은 합병증이 생기지 않지만, 각막이 손상됐을 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 저하 등과 같은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때문에 증상 초기부터 안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아야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예방하려면 집안 습도를 낮추고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침대나 소파에 주로 기생하는 집먼지진드기는 햇빛으로 자주 소독하고 습도를 낮추면 어느 정도 없앨 수 없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면 렌즈를 자주 세척해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깨끗이 세척해 보관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겨 가렵다면 눈을 비비거나 문지르지 말고 안과용 냉찜질팩이나 얼음으로 가볍게 마사지하거나 찬물로 눈 주위를 씻어주면 호전될 수 있다. 간혹 소금물이나 이전에 썼던 안약을 넣으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고 결막손상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양정언 강동공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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