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시술은 국내에서 매년 50만건이 이뤄질 정도로 치아가 없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치료법이 됐다. 하지만 임플란트 시술 후 부작용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4개 가운데 1개 정도에 나타날 정도로 흔한 '임플란트 주위염'. 이 병은 자연치아가 치주염(잇몸병)으로 흔들리고 통증이 있는 것처럼 임플란트 주위 치조골이 녹아내려 주변 잇몸이 계속 붓고, 고름까지 나오고, 통증이 생긴다. 임플란트 시술 후 생기는 부작용과 관리요령을 알아본다.
1년 이내 초기 부작용 많아
임플란트 부작용은 임플란트를 잇몸에 한 뒤 1년 이내 나타나는 초기 부작용과 임플란트 후 실제 치아로 사용하다 생기는 후기 부작용으로 나뉜다. 초기 부작용은 시술 후 곧바로 나타나는 통증과 붓기, 출혈, 골유착 부족(임플란트와 잇몸뼈가 붙지 않는 현상), 감각 이상 등이 있다.
임플란트 후 아래턱은 2~3개월, 위턱은 4~6개월 정도 지나면 윗몸뼈와 붙는데, 제대로 붙지 않을 수 있다(골유착 부족). 이는 임플란트를 할 때 드릴기기가 잇몸뼈와 접촉하면서 마찰열이 과도하게 생기거나 흡연 등으로 입안이 지저분해지면 생긴다. 이 경우 임플란트를 뽑고 잇몸뼈가 다시 자랄 때까지 3~4개월 정도 기다려야 한다.
임플란트를 너무 깊이 박아 턱신경이 눌려 감각이 무뎌지기도 한다. 아래턱에서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나는데, 아래턱부터 입술 부근에 이르기까지 무딘 기분이 느껴지고 찌릿찌릿한 불쾌감이 나타난다. 1~2주 약물로 치료하면 증상이 좋아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시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
시술 직후 나타나는 통증은 보통 1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히 사라진다. 통증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출혈은 보통 시술이 끝나고 2시간 정도 지나면 멈춘다. 피가 난다면 음료수를 빨아먹거나 침을 뱉는 등의 행동은 삼간다. 출혈이 2시간 이상 계속되면 역시 병원을 찾는다.
주위염, 염증 생겨도 통증 거의 없어
임플란트를 한 뒤 1년 이후에도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임플란트 주위염'이 대표적이다. 임플란트 주위염은 임플란트 주변 뼈와 잇몸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잇몸 주변에 고름이 차고 잇몸뼈가 녹아 내린다. 이 증상이 심하면 임플란트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스웨덴에서 실시한 한 연구결과, 1,346명의 임플란트 시술자 가운데 5년 이상 사용하고 있는 임플란트 662개 중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184개(27.8%)였다. 시술된 임플란트 4개 가운데 1개꼴로 염증이 생긴 것이다.
임플란트 주위염은 통증은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임플란트 주변 잇몸에 면봉을 살짝 대봤을 때 피가 배어 나오거나 입냄새가 날 때가 많다. 초기에 간단한 치료로 끝낼 수 있지만 방치해 염증이 심해지면 임플란트 표면을 매끈하게 만드는 성형을 하거나 골이식 등 치료범위가 커진다.
임플란트가 흔들릴 정도로 상태가 심하면 임플란트를 뽑고 재수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에 임플란트 주위염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양진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는 "일반 치아는 신경조직이 있어 통증 때문에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지만, 임플란트에는 신경이 없어 염증이 생겨도 별다른 통증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임플란트 주변 잇몸에서 고름을 동반한 출혈이 있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플란트 주위염 예방과 제거를 위해 최근 살균작용을 하는 오존(ozone)을 이용하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양윤석 블루밍치과 원장은 "오존 치료는 레이저를 이용한 기존 염증제거술로 충분히 없애기 힘들었던 부위의 잔류 세균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비슷할 뿐 아니라 주변의 다른 치아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관리하기에 따라 수명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입안을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칫솔뿐만 아니라 치실, 치간 칫솔 사용을 습관화해야 한다. 임플란트 자체가 썩지는 않지만 임플란트도 자연치아와 마찬가지로 주변에 잇몸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있고 과도한 염증은 뼈까지 녹여 임플란트를 흔들 수 있다.
임플란트가 자연치아와 비슷하지만 턱뼈에 나사를 박아 넣은 것임을 감안해 치아에 무리하게 힘을 가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앞니에 임플란트를 했으면 단단한 것을 깨물거나 잡아당기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금연은 필수다. 임플란트 실패 원인의 10% 정도가 흡연 때문이다. 흡연은 말초혈관을 수축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감염을 일으키고, 임플란트가 뼈에 붙는 것을 늦추며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한다. 워터픽과 같은 보조용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태용 포샤르치과 원장은 "임플란트를 하면 시술이 끝난 뒤에도 초기 1년 동안은 3개월 단위로, 이후에는 6개월~1년 단위로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 임플란트 후 신경손상으로 생긴 통증 약물로 줄인다
임플란트 시술 후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인 신경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는 약물 치료법이 개발됐다.
김성택 연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임플란트를 이식한 부위의 신경이 손상돼 찌릿찌릿하거나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끼는 환자 85명에게 항경련제와 항우울제를 쓰게 한 결과, 12주 후 통증이 25.7%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 신경손상이 나타난 뒤 약을 빨리 쓸수록 치료효과가 좋았다. 신경이 손상된 지 3개월 이내 약을 쓴 사람은 통증이 37% 줄었다. 3~6개월 안에 약을 쓴 사람은 27.1%, 6~12개월은 22.2% 감소했으며, 1년이 지나서 투약을 해도 17.1% 통증이 줄었다.
치료는 항경련제를 하루 3회 투약했으며, 이것만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는 1개월 뒤 항우울제를 하루 한 번씩 병용하거나 항경련제는 끊고 항우울제만 먹도록 했다. 통증이 줄어든 정도는 투약 전 통증 정도를 100이라고 할 때, 약을 쓴 뒤 자신이 느끼는 통증 정도를 점수화했다.
임플란트 시술 후 신경손상은 아주 흔한 일이다. 김 교수가 2005년 임플란트를 시술했던 치과의사 2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임플란트 시술 후 환자의 44.8%가 통증을 호소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동안 구강안면 신경손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을 하거나 자연스럽게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방법을 택했다. 회복되기를 기다렸을 때 시술 후 1년이 넘어 수술을 받지 못할 정도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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