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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약육강식, 밀려나는 전자책 U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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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약육강식, 밀려나는 전자책 USB

입력
2010.10.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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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보기술(IT) 전자업계에 주력 제품군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최근까지만 해도 새 바람을 일으키며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던 제품군이 최첨단 성능으로 무장한 '보다 싱싱하고 센 놈' 앞에 무릎을 꿇으며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발전을 거듭하는 기술의 '진보'가 엮어 내는 한편의 대하 드라마 속에서 스타들이 명멸해 가는 형국인 셈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역이 바뀌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기세가 꺾인 대표적인 디지털 기기는 전자책(e북). 출시 초기에만 해도,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유사한 형태의 막강한 기능을 갖춘 태블릿 컴퓨터(PC)가 등장하면서부터 e북의 가치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출시 중인 태블릿PC에는 e북 기능은 물론이고 인터넷과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동영상 등 각종 멀티미디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실제 태블릿PC가 나오면서 30~40만원대로 국내 출시됐던 e북 가격은 현재 10만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의 경우엔, 신제품 출시 조차 뜸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로 열린 'IFA 2010' 행사에 참석, "e북은 앞으로 태블릿PC에 들어가는 하나의 응용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때, 모바일 기기의 확산과 함께 큰 인기를 누렸던 휴대형 저장장치(USB)의 신세도 처량하기는 마찬가지다. 주요 인터넷 포털 업체와 주요 통신사들이 소프트웨어 등을 빌려주는 형식의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선보인 개인용 웹하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와 NHN의 N드라이브, LG유플러스의 유플박스, 나우콤의 세컨드라이브 등을 사용하면 인터넷 상에서 무료로 적게는 10기가바이트에서 많게는 1테라바이트(TBㆍ1TB=1,000기가바이트)까지 저장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에 따라 저장기간 등의 제약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1~8기가바이트 용량의 USB메모리를 이용하는 일반 사용자들에겐 사실상 무제한으로 저장공간을 사용하는 셈이다.

여기에 과거 파일 올리기와 내려 받기를 반복해야 했던 불편한 웹하드 서비스와 달리, 웹상에서 바로 자신의 하드드라이브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끌리는 요소다.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휴대를 해야 했던 USB의 단점을 보완해 나온 클라우드 서비스로, USB의 수요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젊은 디지털 세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MP3 플레이어 역시, 휴대폰에 기본 장착돼 나오고 있는 MP3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MP3 업계에선 기본적인 음악 청취 기능에 액정화면(LCD)을 개선시키거나 고정형 무선인터넷(와이파이) 등을 탑재한 제품 라인업을 구상하면서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융복합 기기로 대표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이 나오면서 한 가지 기능에만 충실했던 기존 디지털 기기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결국,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풍부한 콘텐츠 활용이 용이한 제품이 살아 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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