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손학규 대표 체제 출범을 계기로 여야의 차기 대선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를 전망이다. 여권 주자들이 최근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데다 손 대표를 비롯한 야권 주자들도 워밍업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은 이미 6ㆍ2 지방선거와 7ㆍ14 한나라당 전당대회, 7 ∙28 재보선 이후 부쩍 활발해졌다. 선두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8월21일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한 뒤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당내의 다양한 의원 그룹과 식사 모임을 갖고 외부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긴장 관계였던 친이계 의원들과의 거리 좁히기에도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특임장관 등도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 있게 움직이고 있다. 김 지사는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 행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인지도를 올리고 있다. 이 장관은 특임장관으로서 여야를 넘나드는 전방위 소통에 나서며 길을 닦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아직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12월 초 2022년 월드컵 한국 유치 여부가 결정된 뒤 본격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정치적 움직임은 자제하고 있지만 그의 차기 대선 도전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원희룡 사무총장, 나경원 최고위원 등도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에서 손 대표의 전면 등장은 여야의 차기 경쟁을 달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의원과 정세균 전 대표를 꺾음으로써 일단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 레이스에서 선두에 섰다.
손 대표는 앞으로 현정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등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를 이어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손 대표와 정 의원, 정 전 대표 간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정 의원의 경우 2위에 그쳤지만 당내 영향력을 확인시켜줬으며 이를 바탕으로 손 대표 견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도 상처는 입었지만 당내 조직력은 여전한 만큼 차기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다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한명숙 전 총리 등도 대선후보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아울러 대중 인지도가 높은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등도 차기 대선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여야의 차기 주자들간 경쟁에 불이 붙게 된다. 각 주자의 대선 캠프도 이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이어 2012년 4월 총선 이후부터 8월까지는 각 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치러질 것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4개월 전인 2012년 8월까지, 민주당은 대선 6개월 전인 2012년 6월까지 대선후보를 확정하게 돼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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