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자 1면 전체를 ‘편집국 논설’로 편집해 영도자 중심의 일심단결을 촉구했다. 최근 북한 노동당이 당규 개정을 통해 ‘김일성 조선’이란 용어를 쓴 데 이어 이날 노동신문도 북한 주민들을 ‘김일성 동지의 후손’이라고 표현한 것은 3대 권력세습을 정당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일심단결은 조선의 힘이고 승리’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영도자가 구상을 펼치고 전당, 전군, 전민이 총동원돼 영도자의 결심을 결사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일심단결의 정신력만 있으면 우리 앞에 못해낼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어 “이 세상에 우리 군대와 인민처럼 자기 영도자에게 매혹되어 자기 운명을 전적으로 의탁하고 따르는 군대와 인민은 없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또 “김일성 동지의 후손이라는 자각을 갖고 살며 투쟁한다는 것은 수령님의 은덕을 순간도 잊지 않고, 수령님의 숭고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몸바쳐 싸운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제3차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 후계가 공식화된 뒤 북한 매체가 이런 주장을 한 것은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국가적 중요 행사나 당의 주요 정책에 관해 ‘편집국논설’ 형식의 글을 게재한다.
특히 이 신문의 편집국논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이 기존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 란 표현 대신 ‘영도자’라는 단어를 쓴 것에 대해 포괄적 의미로 후계자 김정은까지 영도자에 포함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5월, 8월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모두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8월 방중은 물론 5월 방중 때도 아버지 김 위원장을 따라 중국을 방문했으나 북중 정상회담 등 공식적 자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공식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채 경호원으로 위장했고, ‘김정’이라는 가명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8월 중국 방문은 김 위원장과 정은, 정철 등이 김일성 사적지를 답사하는 일종의 성지순례 성격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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