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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트리플 강세' 외국인 잔치 후폭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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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트리플 강세' 외국인 잔치 후폭풍 우려

입력
2010.10.0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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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슈퍼 트리플 강세’(주식ㆍ채권ㆍ원화가치 상승)다. 거침없는 트리플 강세행진으로 주가는 1,900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환율은 1,100선을 위협하고 있다. 금리도 사상 최저치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과는 무관한 외국인자금이 만들어 내고 있는 트리플 강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경제환경 변화로 외국인자금 이탈이 시작된다면 트리플 강세는 언제라도 트리플 약세로 반전될 수 있다는 것. ‘한국의 금융시장, 한국경제가 외국인 팔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3면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8.1원이나 추락, 1,122.3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2.56포인트 오른 1,879.29로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3대 금융시장 지표 가운데 금리만 약간 올랐지만, 여전히 사상 최저수준에서 맴돌았다.

주식ㆍ채권ㆍ원화가치의 초강세는 전적으로 외국인자금이 만들어낸 것. 개인투자자들이 펀드환매물량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전적으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 한국은행이 금리인상기조를 천명했는데도 거꾸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것 역시 외국인들의 채권매수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시장개입도 무력화시킬 만큼 환율이 가파르게 추락하는 것 또한 주식ㆍ채권을 사기 위해 몰려온 외국인 자금의 힘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에서 9월 한달 동안 3조7,20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3조1,55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주식ㆍ채권을 합치면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무려 7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경제상황과 괴리된 ‘외국인 잔치’는 그만큼 후유증도 클 것으로 우려된다. 장 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경기 선행ㆍ동행지수가 꺾이는 등 경제 펀더멘털 여건은 나빠지는데 오히려 주식이나 채권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많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이라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부작용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차단을 위해 한은은 금리인상을 희망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채권매수로 인해 시장금리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고, 결국 인플레 국면에서 금리가 내려가는 희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우리나라 금리를 결정하는 곳은 더 이상 한은이 아니라 외국인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언젠가는 외국인자금이 이탈할 수 밖에 없다는 점. 외국인자금 덕에 주식ㆍ채권시장이 랠리를 보이다가 리먼 사태가 터지자 이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심각한 외화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2008년9월의 악몽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미국 경제가 더블딥 우려에서 완전히 탈피하고 금리를 인상한다든지 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신흥국에 쏠렸던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크게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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