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남 김정은을 제외하고 최대 승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영호(68) 인민군 총참모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분석기사에서 보도했다. 이영호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9일 배포한 사진에서 맨 앞줄 김 부자 사이에 앉아 있던 인물이다. 당 대표자회 이후 북한 고위인사 약 300명이 함께 촬영한 이 사진은 북한의 권력서열을 알 수 있는 ‘계급 사진’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호가 사진 속에서 김 부자와 가장 근접한 거리에 앉아 있고, 또 이번에 계급이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된 것은 그가 김 위원장 사후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 과정에서 군을 지도할 인물로 낙점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호주 시드니대학의 한반도 전문가 레오니드 페트로프는 “이영호가 3대 권력세습을 지지했으며, 향후 김정은의 위상 확보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영호가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르고, 동시에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한 것도 이런 관측을 낳고 있다.
평양방어사령관을 6년간 지내다 지난해 총참모장에 오른 그는 이번에 계급이 대장에서 차수로도 승진했다. 군부인사로는 비교적 젊은 이영호는 동갑내기인 김 위원장과 어린 시절부터 절친했던 것으로 분석가들은 전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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