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두 달 만에 다시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3,000억달러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전월 말에 비해 44억2,000만달러 증가한 2,89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한은은 "운용수익이 늘어났고, 최근 달러 약세에 따라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율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시장개입도 보유액 증가에 일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보유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적은 규모다.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금융투자는 최근 달러 약세와 상품수지 흑자, 외국인 자본 순유입 등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처음으로 3,0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 있다.
문한근 한은 국제기획팀 차장은 "지난달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에서 한국투자공사(KIC)에 신규 위탁된 부분이 있었다"며 "구체적인 위탁규모를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KIC에 위탁한 금액은 외환보유액 집계에서 빠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 입장에서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 돌파 시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최소한 다음달 정상회의 때까지만이라도 3,000억달러 돌파를 늦춰보려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편 지난 8월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2조4,543억달러), 일본(1조701억달러), 러시아(4,763억달러), 대만(3,721억달러)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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