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방문중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위안화 절상의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유럽연합(EU)은 원 총리의 거침없는 입을 주목했다.
원 총리는 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미국 CNN방송의 ‘파리드 자카리아 GPS’에 출연 “미 의회의 일부 의원들은 중국을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양국간 무역불균형을 정치문제화하고 있다”며 “이는 올바른 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는 미 하원이 지난주 중국을 비롯한 환율조작 의심을 받는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것에 대한 중국정부 최고 지도부의 첫 공개 반응이다. 원 총리는 또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국 경제가 균형과 조화,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내수증대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앞서 원 총리는 3일 아테네 그리스 의회에서 연설을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EU)간의 무역이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 EU는 가능한 빨리 중국에게 완전한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EU에 첨단기술 수출제한 해제를 촉구했다. 원 총리“유럽으로서는 우수한 기술과 자본, 첨단 상품을 중국 시장에 수출해 큰 이윤을 얻을 수 있고 중국으로서는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으로부터 선진기술과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공존할 수 있다”며 전략대화 강화와 이해 및 신뢰증진, 상호 핵심이익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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