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낯익은 인물 한 명이 눈에 띄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2차 대전 전승국을 제외하고 독일 정부의 공식 초청을 받은 인사는 현 장관이 유일하다. 지구상 마지막 분단 국가로 남아 있는 한국에 대한 독일 정부의 배려였다.
현 장관은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에게 통일은 국가와 민족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며 우리의 당연한 책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은 지난 20년간 매우 성공적인 노력을 해왔다"며 "뜻깊은 통독 20주년을 맞아 우리도 통일을 향해 어떻게 달려 나가야 할지 독일의 경험과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장관은 또 "통일은 지난한 과정이며 그것을 이룩하는 것 자체 못지 않게 공고화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통일 비용도 역사ㆍ정치ㆍ경제적 편익을 되새기면서 노력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드 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현 장관에게 "독일은 통일 당시 서랍을 열어보니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에 대비해 정치적으로는 좀 준비했지만 경제ㆍ사회적 준비가 안돼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은 우리보다 훨씬 잘 준비된 통일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조언했다.
브레멘(독일)=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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