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뻔 했던 주상복합건물 화재 사고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내 31층 이상 고층 건물이 화재에 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3일 부산소방본부와 해운대소방서로부터 입수한 ‘2009년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에 따르면 일반 아파트를 제외한 부산 지역 31층 이상 건물(주상복합 등) 28개 중 13개가 화재 예방 시설 미비 등의 불량 판정을 받았다. 이중 해운대에만 절반에 가까운 13개 건물이 있었다. 특히 6개 건물은 불량 판정과 함께 행정 시정 조치가 내려졌다.
1일 화재가 난 우신골든스위트아파트(37층) 역시 동관 지하 1층 충압펌프 불량, 유도등ㆍ시각경보기 일부 불량 등 지적을 받아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건물은 2008년 12월 소방점검에서도 동관 11~37층, 서관 14~37층이 중계기 비상전원반 저전압 불량 판정을 받았다.
이번 불로 고층 건물 화재 진압이 소방 장비와 인력 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부산의 마천루’ 지역으로 불리는 해운대구에는 72층 규모의 현대 아이파크와 80층 높이의 두산 위브 제니스 등 초고층 건물들이 특별한 대책 마련없이 들어서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부산경실련 관계자는 "해운대지역에 초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지만 안전관리가 부실해 화재와 인부 추락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연경관을 해치고 특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초고층 건축물의 난립 문제를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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