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억류됐던 한국인 선교사 구모씨와 농장주 전모씨가 3일 오전 3시(한국시간) 조건 없이 석방됐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이들의 석방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지난 1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면담한 뒤 이틀 만에 이뤄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들의 신병은 리비아 외교부의 영사부국장이 3일 오전 1시30분께 우리 대사관측에 연락해 석방하겠다고 밝힌 뒤, 가족들에게 인도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빨리 석방됐고 아무런 조건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며 “리비아인권협회 사무총장은 카다피 원수의 차남이 이번 석방에 관여했다고 시사했다”고 말했다.
리비아 방문을 마치고 2일 귀국한 이상득 의원은 “(리비아와의) 이면 거래는 없었고 (협상 과정이) 고통스러웠지만 우리 기업들이 지난 30년간 다져놓은 신뢰가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리비아와의 외교갈등 원인과 관련, “정보담당 외교관이 그쪽과 비밀접촉을 상당히 했고 정보누출로 인해 양국관계가 위험할 뻔 했다”면서 “그래서 대통령 친서를 갖고 가는 등 노력을 엄청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리비아측에 우리가 잘못한 점을 인정했고, 담당자도 문책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조만간 장동희 주리비아 대사를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씨와 전씨는 각각 지난 6월과 7월 리비아 종교법 위반 혐의로 보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다가, 8월 7일 일반구치소로 이감됐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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