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1940년대 과테말라에서 페니실린의 효능 검증을 위해 수감자에게 성병을 고의 감염시키는 비윤리적 임상실험을 실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2일 미 언론에 따르면, 미 공중위생국(PHS)과 국립보건원(NIH) 등은 1946~48년 과테말라 교도소 및 국립정신병원 수감자 696명에게 매독 임질 등에 감염된 매춘부와 접촉시켜 성병을 전염시켰다. 성접촉만으로 감염이 되지 않은 대다수 실험대상에게는 직접 병균을 주사기로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실험 이후 감염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진행됐는지 알 수 없다”며 실험의 잔인성을 비판했다. 미 정부의 비윤리적 실험 사실은 한 과학자가 정부의 악명 높은 인체 실험인 ‘터스키기 실험’을 추적하던 과정에서 밝혀졌다. 터스키기 실험은 1932~72년 미 정부가 흑인이나 소수 인종을 대상으로 병을 감염시켜 진행한 실험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언론보도 직후 알바로 콜롬 과테말라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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