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일 한나라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전원과 자리를 함께한 것은 18대 총선 직후인 2008년 4월22일 당선자 초청 만찬 이후 2년5개월여만이다.
무엇보다 이날 만찬에서는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간 화합 장면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8월21일 독대 이후 이날 40여일 만에 다시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만찬 시작 전 환담장에서부터 박 전 대표가 "안녕하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이 대통령은 웃는 표정으로"잘 있으셨죠"라며 악수를 나눴다.
이어 만찬이 진행되고 1시간 30분정도 지난 뒤 사회자인 김학용 의원이 박 전 대표에게 예정에 없던 건배사를 제의했다. 처음엔 당황스런 표정이던 박 전 대표는 "길게 말씀 안 드려도 우리는 서로 마음을 아니까 짧게 말씀 드리겠다"며 "이명박정부의 성공과 18대 국회의 성공을 위하여 건배하겠다. 이 뜻을 잔에 담아 건배"라고 건배사를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사회자가 세다"라고 농담으로 화답했다.
또 정옥임 의원이 '마당발'(마주보는 당신의 발전을 위하여)이라는 건배사를 제의하며 옆 자리에 있는 사람끼리 마주보게 하자, 이 대통령과 옆 자리에 있던 박 전 대표는 서로 마주보고 웃으며 건배했다. 관례상 대통령의 양 옆에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주로 앉지만 배려 차원에서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 옆에 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형환 대변인은 "헤드테이블에서 이 대통령이 한ㆍ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설명을 하니 박 전 대표가 '참 보람되시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 의원들도 "헤드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시종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등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전했다.
진성호 의원 등 친이계 의원 다수는 만찬장에서 핸드폰으로 박 전 대표와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날 만찬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소통과 화합을 통해 국정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다지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여러분과 나 사이는 긴 이야기가 필요 없는 이심전심 사이"라며 "요즘 한나라당이 단합된 모습으로 서민을 위하며 아주 잘 하고 있는데 매우 기쁘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정권이 성공한다는 것은 이명박의 성공이 아니고 결국 한나라당 정권의 성공"이라며 "이것은 다음을 기약하는 큰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정권 재창출을 염두에 두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 기틀 위에 다음 정권은 탄탄대로 위에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 회장 및 전문경영인(CEO)들을 청와대에서 만난 얘기를 언급하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하청업체 사람들을 자주 만나야 한다"며 상생과 친서민정책을 강조했다.
안상수 대표는 "이 자리에서 G20회의가 끝날때까지 여야간 정쟁을 중단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15분 가량 진행됐으며 138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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