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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희망의 자연' "멸종위기 생물 구하라" 숨은 영웅들의 활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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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희망의 자연' "멸종위기 생물 구하라" 숨은 영웅들의 활약기

입력
2010.10.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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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 등 지음ㆍ김지선 옮김

사이언스북스 발행ㆍ640쪽ㆍ2만원

세계적 동물학자 제인 구달(76)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비국립공원에서 침팬지를 참여관찰한 현장 연구로 유명하다. 침팬지 무리에 들어가 산 지 26년 되던 1986년, 그는 곰비국립공원을 떠났다. 침팬지가 사는 숲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 충격을 받아 침팬지와 사라져가는 숲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누구보다 열정적인 환경운동가가 되어 전세계를 다니면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데 힘써왔다.

은 세계 각지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구하는 일에 헌신해온 숨은 영웅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얼마나 많은 생물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지는 잘 알려져 있고, 이제 돌이키기 어렵다는 비관도 많다. 구달은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고, 희망은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미국 신시내티동물원장인 동물학자 세인 메너드, 제인 구달의 전작 공동 저자인 게일 허드슨이 함께 썼다.

전 세계를 돌면서 만난 희망의 증거들을 되도록 많이 담고 싶다는 그의 욕심에 이 책은 640쪽의 두툼한 분량이 됐다. 많이 덜어냈는데도 그리 됐다고 한다. 빠진 이야기들은 웹사이트(janegoodallho-perforanimals.com)에서 볼 수 있다.

책은 총 6부로 돼 있다. 1~3부는 도도나 나그네비둘기처럼 야생에서 완전히 사라졌거나 멸종으로 선포됐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동물들,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야생의 보금자리로 돌아온 동물과 곤충, 간신히 구제는 됐지만 아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동물들 이야기다. 4부는 외딴 섬에 살다가 인간이 데려온 외래종 때문에 풍전등화의 위험에 처한 새들, 5부는 새로 발견된 종이나 멸종된 줄 알았는데 최근 재발견된 종들의 이야기다. 멸종된 줄 알았던 곤충을 찾아 한밤중 외딴 섬의 까마득한 벼랑을 기어오르고, 애써 구해낸 동물을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을 바치는 등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들은 집념과 열정으로 가득차 있다.

6부는 열대림과 습지, 사막 등 지구 곳곳이 급속히 파괴되어 가는 절망적 상황에서, 그래도 희망을 품는 근거를 이야기한다. 인간의 탁월한 지능, 자연의 탄성력, 스스로 행동하는 깨우친 젊은이들의 정력과 헌신, 불굴의 인간 정신이 그것이다. 미래가 아무리 어두워 보여도 포기하지 말고 노력한다면, 희망은 있다고 강조한다.

하잘것 없어 보이는 벌레 한 마리를 구하기 위해 때로는 목숨까지 거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구달은 생물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설명하고, 그 녀석들이 사라진 지구는 인간에게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여러 군데서 강조한다. 그는 아주 부드러운 어조로 생명을 옹호하고 찬양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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