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사진) LG전자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이룩한 성과를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라고 자평했다.
30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날 CEO 자리에서 물러난 남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고별사에서 "지난 3년9개월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고 여러분의 협조와 열정 덕분에 많은 성과도 거뒀지만 최근 휴대폰 사업을 비롯한 핵심사업이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고 부진에 빠져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07년 1월 LG전자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3'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안고 CEO로 취임했다"는 말로 고별사를 시작한 그는 "(하지만) LG전자가 부진을 보이기 시작한 때가 공교롭게도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고 자랑하고 서로 격려한 직후라는 점에서 더더욱 뼈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LG전자의 경영을 맡은 CEO로서 현재의 부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책임경영'의 문화를 스스로 실천하기로 했다"고 자진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올 들어 주력사업인 휴대폰 분야 등에서 계속된 실적 하락세에 고심해온 그는 지난 17일 개최된 LG전자 이사회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정기 임원인사 전, 조기 사퇴한 것에 대해 그는 "이해관계자들이 느끼는 우려와 혼란을 조기에 불식하고 LG전자가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했다"며 "후임자께서 시장환경과 내부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최적의 진용을 갖추도록 시간을 드리는 게 좋겠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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