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8일 열린 당 3차 대표자회에 참석한 대표자들의 사진을 30일 공개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후계자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맨 앞줄에 착석한 파워 엘리트들의 면면을 보면 북한 권력층의 역학 구도를 대략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리영호(67ㆍ차수) 인민군 총참모장이 김정은을 제치고 김 위원장의 바로 왼쪽(보는 쪽 기준)에 자리한 점이 눈에 띈다. 차수 승진에 이어 3차 당 대표자회에서 일약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된 그의 달라진 위상을 증명한 셈이다.
리영호 좌측에는 김정은 김영춘(74) 리을설(89ㆍ군 원수) 전병호(84) 최태복(79) 양형섭(84) 리용무(85) 주상성(77) 순으로 자리잡았다. 김 위원장 우측에도 김영남(82) 최영림(79) 김철만(92ㆍ전 정치국 후보위원) 김국태(86) 김경희(64) 김기남(81) 강석주(71) 변영립(81) 홍석형(74)이 위치했다. 고령과 건강 악화로 이번 당직 개편에서 물러난 리을설과 김철만을 제외하곤 전원 정치국 상무위원(김영남, 최영림)과 정치국 위원에 임명된 인사들이다.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지만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조명록(82)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조 부위원장이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NHK방송은 “사진 등으로 미뤄 김정은의 당내 서열이 김 위원장과 김영남, 최영림, 리영호에 이어 5위”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64) 국방위 부위원장은 앞 줄에 앉지 못하고 정치국 후보위원들과 함께 김 위원장 바로 뒷줄에 서 있다. 장성택은 이번 회의를 통해 정치국 정위원 선출이 좌절돼 권력 핵심부에서 다소 밀려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리용무와 양형섭 사이 바로 뒷줄에 정장 차림을 하고 나란히 서 있는 두 명의 여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이자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격인 김옥(46)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23)으로 추정된다. 김여정의 경우 통통하고 앳된 얼굴의 어린 시절 사진만 나돌았을 뿐 그동안 그의 20대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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