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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커버스토리 - 나는 아이폰을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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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커버스토리 - 나는 아이폰을 거부한다

입력
2010.09.3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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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제 두 부류의 사람들로 나뉜다. 스마트폰을 쓰는 무리와 쓰지 않는 무리. 스마트폰이 열어젖힌 신대륙은 광활하고도 흥미진진했다. 감각을 연장하고 정보를 확장한 스마트족은 그저 조금 더 똑똑하게, 편리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다른 세상에서 산다. 그들만의 세상이 구축된다. 셀 수 없이 많은 앱(애플리케이션)들을 갈아타면서 정보와 네트워킹의 세계를 탐험하고 엔터테인먼트의 바다에 빠져들었다. 와이파이의 전파만 온 몸에 적실 수 있는 곳이라면 그들을 막을 장벽은 아무 것도 없는 듯했다.

지난해 11월 아이폰 국내 출시 이후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약 400만명. 양적으로는 기존의 휴대폰족이 전체 이동통신가입자의 90% 이상이지만 이 절대다수는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과 자괴감에 시달린다. 스마트폰 사용이 낯설고 힘겹거나 불필요해도 첨단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테크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 열풍의 이면에는 또 다른 주장도 있다. 기기는 똑똑해졌을지라도 그것이 반드시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며 스마트폰을 집어던진다. "뒤처진다 비웃지 마라. 나는 스마트폰을 거부한다."

"원치 않는 만남" - 네트워킹 피로

얼마 전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트위터에 가입한 뮤지션 A(37)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신기술의 총아가 아닌 애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소 잘 알고 지낸 동료 뮤지션 B를 팔로우하기 시작한 이후 하루에도 수십 개씩 그가 올리는 글을 마주하는 일이 고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B씨는 트위터에 푹 빠져 특별한 용건 없는 글들을 줄줄이 남기곤 했는데 A씨는 마치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처럼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A씨는 말한다. "내 주머니 속에 B가 살고 있다."

NGO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김나영(47)씨도 이같은 피로감 때문에 스마트폰을 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트위터, 페이스북을 업무에 활용하라는 권고에 따라 먼저 페이스북부터 가입을 했는데 넘쳐나는 글을 따라잡는 데에 이미 지쳤다. 그는 "내가 원하는 것만 읽을 수 있다면 좋지만 원하지 않는 것마저 일일이 봐야 하니 정보의 바다에 푹 잠겨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유용한 앱을 활용, 망망대해와도 같은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낚는 데에는 월등한 능력을 과시한다. 그러나 정보검색이 아닌 네트워킹의 통로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순간, 위의 사례처럼 넘쳐나는 '접촉 피로'에 시달릴 수 있다.

음반제작업자인 C(47)씨는 마케팅 툴로서 트위터의 강력한 힘을 인정하면서도 여기에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아깝다고 여긴다. 그는 "트위터를 관리하거나 스마트폰을 갖고 노는 데에 그토록 시간을 들이는 대신 창의적인 컨텐츠를 상상하고 개발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창작에는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이 오히려 필요한 법" 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비단 마케팅 목적이 아니더라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일정 수준 이상의 친구를 거느리면 읽고, 응대하고, 사진을 올리는 등 '관리'는 상당히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 된다.

"뒤처지면 안 되니까" - 테크노 스트레스

직장인에게 스마트폰은 마치 인터넷 업무환경이 급속히 구축되던 90년대처럼 '테크노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다. 50대 중반의 기업체 사장 D씨는 스마트폰을 구입했다가 둔한 손가락 터치와 낯선 이용법을 정복하지 못하고 결국 해지하고 말았다. 역시 50대의 제조업체 사장인 E씨도 결국 스마트폰 사용 두 달 만에 예전에 쓰던 휴대폰을 다시 찾았다.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지만 역시 사용이 쉽지 않았던 것. 결국 스마트폰에선 오락만 하고 전화는 기존 휴대폰으로 건다. 이른바 '투폰족'이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은 접어둔 채 기본기능(디폴트)인 전화로만 쓰는 '디폴트족'도 있다. 그래도 "남들 다 쓰는데 없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무조건 사고 본 이들이다.

평소 어얼리어답터로 자부해 온 우지영(33)씨도 유행에 혹해 석 달 전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이런 저런 앱을 100여개나 다운받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곧 트위터 단말기로 전락했다. 시간이 지나며 쓰는 앱은 5, 6개밖에 되지 않았다. 알람 기능도 못 찾아 "스마트폰에는 알람이 없다"는 선배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도 했다. 그는 "갑자기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라며 "20대를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짜증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신기술은 늘 테크노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유저와 비유저간 양극화를 불러일으켜 왔다. 스마트폰은 열풍이 거센 만큼 스트레스도 크다. 대학교수인 F(50)씨는 "특별히 필요성을 못 느끼면서도 나만 뒤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일은 더 힘들다" - 악화한 노동강도

전자회사에 다니는 G(36)씨는 회사가 무료로 지급해준다는 스마트폰을 일부러 받지 않았다. 회사는 스마트폰을 지급하면서 사내 인트라넷과 연동하라는 조건을 달았는데 이것이 곧 족쇄임을 알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주말에 업무전화를 많이 받는데 회사 메일까지 확인하면서 휴일에 업무 처리할 이유가 없다는 것. 그는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쓸 수 있지만 24시간 업무환경에 놓이게 만드는 양날의 검"이라며 "조금 불편해도 기존 휴대폰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

IT업체에 다니는 H(42)씨도 회사에서 지급한 스마트폰과 개인적으로 쓰던 휴대폰을 둘 다 유지하는 투폰족이다. 그는 주말에는 업무와 연동된 스마트폰은 사무실 책상에 남겨두고 퇴근한다. 최소한 주말만은 지키겠다는 나름의 저항인 셈이다.

"내 식대로 살련다" - 소신있는 거부파

보다 적극적으로 물밀듯이 밀려오는 변화에 저항하는 이들도 있다. 번호통합 정책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01X 번호의 소유자 중 적잖은 수는 의식적으로 자기 번호를 지키는 이들이다. 홍보업무를 하는 고은영(25)씨는 회사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9년째 011 번호를 고수하고 있다. 호텔에서 일하는 윤지숙(31)씨도 12년째 017로 시작하는 2G 휴대폰을 아직 쓰고 있다. 그는 "오래 써온 물건에 애착을 느끼듯 전화번호에도 애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같은 017 번호를 쓰는 이들을 우연히 만나기라도 하면 마치 같은 신념을 공유하는 동지를 만난 듯 은밀한 동류의식과 연대감마저 느낀다. 그는 "자꾸 신제품을 내고 유행을 만드는 분위기가 모두 기업의 상술인 것만 같아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무조건 따라가기가 싫다"고 말했다.

대학교수인 I(47)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싫다"며 느리게 살기를 선택했다. 휴대폰 단말기도 자주 바꾸지 않아 골동품급 단말기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하루가 다르게 시중에 나오는 신기술 때문에 국가적으로 낭비가 심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에 푹 빠졌던 직장인 J(32)씨는 '누구를 위한 스마트폰이냐'는 자문 끝에 나름의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정리했다. 친구를 만나서도 조금만 화제가 떨어지면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던 그는 "이럴 거면 내가 얘들은 왜 만나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스마트폰을 안 쓰는 친구는 특히 짜증을 냈다. 소셜네트워킹은커녕 갖고 있던 휴먼네트워크도 깨질 판이었다. 중독에 가까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제한한 J씨는 "이제 순도 높은 생활을 영위하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거부하는 그들은 말한다. "스마트하지 않아도 좋다. 나는 내 식대로 살겠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고은경기자 scoopok@hk.co.kr

■ 스마트폰 무엇이 문제인가!/ PC보다 중독성 심하고 대화 단절되기도

애인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간다. 애인은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스마트폰 게임에 푹 빠져있다. 밥을 먹다가도 '이 식당 맛있다'며 트위터에 글을 올린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 예전 같으면 서로 명함을 주고 받으며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요즘은 모두 자신의 스마트폰 들여다 보기에 바쁘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면서 이런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방패 삼아 낯선 사람들과 처음 만나는 어색한 시간을 피해 버리거나, 친구나 애인을 앞에 두고도 자기만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모바일 기기의 특성과,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인터넷의 특성이 결합해 직접적인 대면 접촉보다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경향이 생긴다.

남궁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스마트폰이나 PC 등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교류하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기는 이들의 마음에는 나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의견을 내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보고 싶은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젊은 층일수록 쑥스럽고 불편함을 느껴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에 약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은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쉽고, 결과적으로 사회관계가 단절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중독 예방상담센터 오강탁 센터장은 "아이가 방에서 엄마에게 물을 갖다 달라고 문자를 보낼 정도로 지나치게 기계에 의존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런 의사소통에 익숙해지면 대면접촉에서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면박 당하는 것을 참지 못해 의사소통 자체를 피하면서 왕따, 은둔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두 살짜리 아기가 실내 풀에 빠져 숨지기 직전 엄마인 로즈가 이 위급상황을 트위터에 올려 비난을 산 일이 있었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이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다. 트위터나 게임,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면서 한 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 중독은 인터넷 중독의 한 현상이지만 접근성이 좋아 중독 위험이 더 크다. 그래서 절제력이 강한 성인도 중독 위험이 높고, 사용자층이 청소년으로 확대되면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 스마트폰 한달 끊어보니…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의 경이에 푹 빠졌던 직장인 박모(32)씨는 최근 한 달 동안 '스마트 단절기'를 체험했다. 이 경험은 놀라웠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은 순간 생활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손 안의 정보세상'에서 즐기던 것을 직접 몸으로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전까지 자신이 스마트폰을 애용했다는 생각은 착각이었고 스마트폰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자각마저 들었다. 다시 스마트폰을 손에 쥔 그는 스마트폰을 지배하는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박씨의 스마트폰 끊기 전후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스마트폰은 꿈같은 신세계였다. 해외에서 써본 친구들은 입이 마르도록 자랑을 했고 국내에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출시하자 마자 구매한 아이폰은 일주일만에 내 생활을 바꿔놓았다. 바로 업무와 연동해 언제 어디서나 메일을 체크하고 인터넷을 사용했다. 재미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트위터와 게임을 시작하면서, 쉬는 날엔 하루 10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집에서 스마트폰은 컴퓨터 대신이었고, 친구를 만나거나 TV를 볼 때조차 게임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내며 정신을 분산시켰다. 심지어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에, 또는 화장실에서 게임을 하기도 했다. 하루 2시간 정도는 트위터에 할애했다. 친구들과의 화제도 단연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친구는 모르는 소리만 끝도 없이 한다며 짜증을 내곤 했다.

그러던 내가 한달 동안 스마트폰을 끊었던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장기근속휴가를 받아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묵었던 호텔을 포함해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곳이 거의 없었던 것. 여행지에 도착한 첫날부터 손이 근질근질했다.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확인했지만 관광지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은 거의 없었다. 저녁 때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프론트에 문의를 했는데 아뿔싸, 호텔마저 연결이 안 됐다.

이렇게 되자 여행을 떠나는 날까지 애지중지 관리하던 게임이 궁금해 미칠 지경이 됐다. 가축을 돌보고 곡물을 키우기를 하루라도 소홀히 하면 내 등급이 오르지 않는데…. 갑자기 왜 그렇게 한국 소식은 궁금한지, 뉴스도 보고 싶고 메시지도 보내고 싶었다.

다음 날도 관광을 하는 틈틈이 카페 등에서 와이파이를 확인했다. 접속불능에 속은 바짝바짝 타올랐다.

스마트폰 차단 3일째. 타오를 듯한 조급증은 약간 가라앉았다. 그래도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스마트폰 액정을 쓰다듬었다.

'금단증상'은 4, 5일이 지나서야 사라졌다. 체념하고 나자 갑자기 스마트폰 속의 세상이 아닌 현실의 세상이 성큼 다가왔다. 더 이상 게임이나 뉴스, 채팅 등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 그제서야 함께 여행을 간 가족과 편한 심정으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손 안의 작은 화면 대신 주변 경치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주간의 유럽 여행 직후 남은 휴가를 이용해 다시 제주도를 찾았다. 제주도는 유럽에 비하면 와이파이 환경이 훨씬 좋았지만 이번엔 별로 쓰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 올레길에 삼삼오오 주저 앉아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있는 여행객들을 보았을 때는 '저 사람들이 제주도까지 와서는 왜 저러고 있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절로 들었다. 올레길을 걸으며 여유를 즐기는 이 묘미를 왜 즐기지 않는 걸까?

남은 휴가기간 내내 스마트폰을 거의 쓰지 않았다. 대신 많이 걸어다녔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좋았다. 스마트폰을 끄고 다닌 한달 동안 스마트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겼다. 세상과 나를 연결해 준다고 믿었던 스마트폰이 오히려 사람들과의 관계를 방해하기도 했다는 점이었다. 더구나 스마트폰에 내가 종속돼 있었다는 느낌도 들었다.

휴가가 끝나고 다시 직장에 나가면서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쥐었지만 사용시간은 절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의식적으로 사용을 줄였고 내가 정해놓은 용도로만 사용한다. 내 만능 장난감은 '조금 기능이 많은 전화'로 돌아왔다. TV를 보든, 친구를 만나든, 책을 읽든 늘 가까이 있으면서 내 정신의 일부를 점령해온 스마트폰을 이제는 주말에 한두 시간 이용하는 정도로만 즐긴다. 대신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난다. 스마트폰 없이. 내 오락은 23단계에서 다 죽었지만 내 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 트위터, 팔로우 대상 잘 고르면 '전문가 집단' 도움 받을 수 있어

스마트폰은 기능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모든 것을 다 해내는 만능은 아니다. 이를 이용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도 활용도가 다르다. 스마트폰,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어떻게 활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고 어떤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살펴본다.

스마트폰

PC와 같은 운영체계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가장 큰 강점은 방대한 인터넷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낯선 곳에서 급히 검색이 필요할 때 즉 모르는 길을 찾거나 맛있는 음식점을 찾고싶을 때 가공할 위력을 발휘한다. 이동 중이나 집에서도 급한 업무는 해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가 잘 쓸만한 애플리케이션을 몇 개 저장해 두면 요긴하다.

하지만 인터넷이 그렇듯이 음악, 사진, 동영상, 게임 등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약이자 독이다. 다른 할 일이 없는 이동 중이나 대기 중 킬링 타임용으로는 그만이지만 중독성이 높아 정상생활을 방해할 수도 있다.

트위터

스마트폰과 함께 활용이 전면화된 트위터는 팔로우 대상만 잘 고르면 저마다 '전문가 네트워크'를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뒤져서 얻은 정보가 미덥지 않거나, 미디어 등을 통해 수동적이고 간접적으로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팔로워들에게 직접 문의할 수 있다. 트위터의 매력은 압축된 단문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집단 지성의 힘을 이용해 요긴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얻는 즐거움도 묘미가 있다.

그러려면 팔로잉 대상과 팔로워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식견 있는 사람들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별 내용 없는 신변잡기를 한 시간이 멀다 하고 트위터에 올리는 이를 팔로우했다간 쉽게 지친다. 친분이 있어서 예의상 언팔로우할 수 없는 상황이면 정말 곤혹스러워진다. 또한 짧은 글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사람, 짧은 글로는 감당 안 되는 이슈는 트위터에 맞지 않는다.

페이스북

또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은 트위터만큼 즉시성은 없는 대신 공유성이 강하다. 그래서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끼리 뭔가를 함께 나눌 때 가장 유용하다. 즉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이들이 공동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다수가 동시에 의제를 이해하고 논의하기에 효율적이다. 여러 지역에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이니 친구라면 최근 사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대인관계는 고향이나 학교, 직장 등 다양한 매개로 얽혀있고 때로는 일대일 만남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친구에게 다 공개되는 페이스북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가리지 않고 사귀는 오픈된 성향이 아니거나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하는 성향이라면 페이스북 사용이 편하지 않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 스마트폰 중독 체크리스트 10

다음 항목 중 4~7개에 해당하면 스마트폰 중독 초기, 8개 이상일 경우 이미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볼 수 있다.

1.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뒷목이 당기거나 손이 찌릿한 경우가 있다.

2. 다른 IT 제품을 다룰 때 나도 모르게 터치를 하게 된다.

3.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손에 닿기 쉬운 곳에 놓거나 아예 손에 쥐고 잠을 잔다.

4. 눈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뉴스 혹은 트위터를 확인한다.

5. 화장실에 갈 때는 아무리 급해도 꼭 스마트폰을 챙긴다.

6. 컴퓨터로 웹서핑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으로 웹서핑하는 것이 더 좋다.

7. 내가 있는 공간에서는 언제나 충전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놓는다.

8. Wi-fi가 되지 않는 지역에 오래 있는 것은 스트레스다.

9. 무료라고 해서 받아놓기만 하고 사용하지 않는 앱이 한 페이지가 넘는다.

10. 궁금한 것이 있으면 옆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보다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한다.

도움말: 고도일 고도일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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