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안중근 의사 순국과 관련한 외교 문서를 한국에 처음으로 전달했다. 그간 별 성과를 내지 못했던 안 의사 유해 발굴 작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30일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가 10일 보훈처를 방문, 김양 처장과 만나 A4용지 6쪽 분량의 안 의사 관련 외교 문건을 전달했다”며 “이 문건은 1910년 4월 서울 주재 러시아총영사관에서 작성해 본국 외무부로 발송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서에는 사형 직전에 안 의사를 만난 프랑스인 조셉 빌렘 신부가 안 의사의 굳건한 우국충절 정신을 평가한 내용이 주로 담겨 있다. 다만 안 의사 유해의 행방을 파악할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당장의 소득보다는 러시아가 안 의사 관련 자료를 발굴하고 이를 한국에 전달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안 의사가 1909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곳이 한때 러시아령이었던 하얼빈(哈爾濱)이고, 현재 남북과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이 모두 참여해 공동으로 유해 발굴을 추진하는 상황이어서 보훈처는 러시아가 외교 문서를 전달한 것에 무척 고무된 모습이다. 보훈처는 러시아가 이 문서 외에도 관심의 초점인 유해 매장 지역 등 안 의사 관련 자료를 적잖이 소장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이를 발굴하는 데 외교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
보훈처는 2006년 남북공동발굴단을 꾸리고 2008년에는 중국 다롄(大連)에 29일간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안 의사 유해를 찾기 위해 수 차례 발굴 작업을 벌였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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