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 것인가 닫을 것인가.'
3대 권력세습 시동을 건 북한이 김정은 체제에서 개방을 택할지 아니면 되레 내부 통제를 강화할지 주목된다.
'검증 안 된 후계자'로 권력 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으로선 정통성 확보 차원에서 개방을 통해 경제 치적을 쌓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선군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북한 체제에서 입김이 센 군부의 반발을 사 김정은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 사회의 개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개방의 폭은 '체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소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9일 "김정일이 그랬듯 내부 통제 강화 자체는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 유학도 거부한 국내파 아버지와 달리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 경험도 있는 만큼 개혁 개방의 폭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2012년을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만큼 김정은으로선 '인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명실상부한 후계자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제한된 개방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사회주의 강성대국 완성'이 개방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목표 자체를 바꾸지 않는 이상 개방의 폭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또 시장의 반발로 실패한 화폐개혁 사례에서 보듯 현실적으로 북한 지도부가 개혁 개방을 추진할 만한 힘이 없다는 점도 '제한적 개방'의 논거가 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개혁 개방 문제는 기본적으로 경제 운영 방식 자체를 전환시키는 문제인 만큼 현재로선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대남 관계 등에서 군을 중심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 입장이다. 자신의 후계구도를 빠른 시간내에 착근시키기 위해선 국내외 환경의 안정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것이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김정은처럼 취약한 후계자로선 개방에 따른 경제협력을 비롯한 중국의 요구 사항에 반하는 노선을 택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개혁 개방에 수반되는 사회 불만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군부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개혁 개방이나 내부 통제 강화 모두 군부 반발이나 민심 이탈 등 부메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강온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중 국경지대 중심으로 경제특구를 신설하는 정도의 제한된 경제 개방을 하면서 대외 관계에서는 과거처럼 실제적인 행동 대신 수사력을 동원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北 노동당 중앙위원 명단
김정일, 강능수, 강동윤, 강석주, 강표영, 강양모, 고병현, 김국태, 김경희, 김경옥,김기남, 김기룡, 김락희, 김명국, 김병률, 김병호, 김성덕, 김송철, 김정각, 김정숙, 김정은, 김정임, 김창섭, 김철만, 김춘삼, 김태봉, 김평해, 김형룡, 김형식, 김히택, 김양건,김영남, 김영춘, 김영일, 김영철, 김용진, 김인식, 김원홍, 곽범기, 량만길, 려춘석, 로두철, 로배권, 류영섭, 리룡남, 리만건, 리명수, 리무영, 리병삼, 리병철, 리봉덕, 리봉죽,리태남, 리형근, 리히헌, 리영길, 리영수, 리영호, 리용무, 리용환, 리용철, 리을설, 림경만, 문경덕, 박광철, 박도춘, 박명철, 박수길, 박승원, 박정순, 박종근, 박재경, 박태덕,박의춘, 변영립, 변인선, 백세봉, 성자립, 장병규, 장성택, 장철, 전길수, 전룡국, 전병호,전진수, 전창복, 전하철, 전희정, 정명도, 정호균, 정인국, 조경철, 조명록, 조병주, 주규창, 주상성, 주영식, 차승수, 채희정, 최경성, 최룡해, 최부일, 최상려, 최태복, 최희정,최영덕, 최영림, 태종수, 한광복, 한동근, 현철해, 현영철, 홍석형, 홍인범, 안정수, 양동훈, 양형섭, 오극렬, 오금철, 오수용, 오일정, 우동측, 윤동현, 윤정린(이상 124명)
*중앙위 후보위원은 강기섭, 강관주, 오철산 등 총 105명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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