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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값 배추' 김장파동 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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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값 배추' 김장파동 나지 않을까

입력
2010.09.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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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밥상에서 김치가 사라지고 있다. 배추가 포기당 1만5,000원까지 치솟아 '금(金)치'가 된 탓이다. 가격이 비교적 싼 포장김치로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이마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다. 주부들은 배추 사기를 포기한 채 식단을 절임ㆍ조림류로 바꾸고 있고, 학교 급식 메뉴에서는 김치와 깍두기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김치업체와 식당 등은 배추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일부 김치공장은 납품계약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 생산하는 실정이다.

배추값이 뛰는 것은 이상기온과 폭염으로 고랭지 배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 데다 태풍과 폭우로 속이 썩는 무름병이 만연한 탓이 크다. 문제는 10월 말 나올 가을배추도 작황이 나빠 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고추 무 대파 등 김장용 채소류와 양념류 값도 폭등세여서 김장철 수급 차질이 우려된다. 올해 4인가족 기준 김장비용이 작년(11만~12만원)의 4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도 배추값 폭등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어제 고위 당정회의를 열고 중간 유통상인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 채소류 유통은 산지에서 물량을 수집한 1차 도매상들이 경매를 통해 중간 도매상에게 공급하고, 이들이 다시 소매상에게 공급하는 다단계 구조로 돼 있다. 중간 유통상들이 담합이나 매점매석을 할 개연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정부는 중간 유통상들이 농간을 부리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당장은 김장 파동이 오지 않도록 농민들에게 배추 파종을 독려하고 농협 등을 통해 계약재배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산 김치 수입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상이변을 상수로 보고 농작물 피해를 줄일 방안을 찾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상기후를 견뎌낼 신품종을 개발하고 농가에 대한 재배기술 지도를 강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채소류 장기 저장능력을 확충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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