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9일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축구대표팀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국민에게 기쁨과 희망을 줬다”며 “최덕주 감독 등 여러 사람들이 열악한 조건 속에서 선수를 잘 키워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우승이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주도하는 2022년 월드컵 유치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장에서 축구와 여자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표현했다. 그는 “스페인전, 결승전 등을 다 봤는데 어린 선수들이 겁 없이 뛰고, 협력하는 것을 보니까 남자 선수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았다”며 “(결승전 승부차기 마지막 선수로 나선) 장슬기 선수가 조금 더 높이 찼으면 넘어갈 뻔했는데 철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선수들이) 출국할 때는 안 나갔을 텐데 입국할 때는 나갔다”며 “잘할 때 반짝 관심 갖지 말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10대다운 솔직하고 발랄한 모습을 보였다. 장슬기 선수는 축구의 매력에 대해 “경기를 봐도 즐거운데 직접 뛰는 우리는 얼마나 즐겁겠느냐”고 말했다. 골키퍼인 김민아 선수는 “경기에서 혼자라서 외롭지만 그래서 멋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 공연이 이어지자 전부 무대로 뛰어나갔고 이 바람에 이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은 생략됐다.
대회 중 여러 일화들도 공개됐다. 결승전 승부차기 마지막(6번째) 키커 결정은 최덕주 감독의 결정이 아닌 장슬기 선수의 자원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추석 연휴와 맞물린 대회 기간에 우리 선수단이 북한 선수단에 불고기와 김치 등을 전달한 사실도 공개됐다. 대회 참석자들은 “우리 선수들이 북한 선수단을 찾아가 음식을 전달하려 했지만 북한 선수들은 ‘일 없습네다(필요없다)’고 거절했다”면서 “그래서 그냥 나오려 했으나 북한 선수들이 ‘그렇다고 그냥 음식을 가져가면 어떻게 하느냐’며 음식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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