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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세습 공식화/ 김경희·장성택·리영호·최룡해 '실세 4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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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세습 공식화/ 김경희·장성택·리영호·최룡해 '실세 4인방'

입력
2010.09.29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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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에서는 김정은 후계체제를 떠받칠 ‘실세 4인방’이 확연히 드러났다.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64) 당 경공업 부장과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64)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리영호(68) 인민군 총참모장, 최룡해(61) 당 비서국 비서가 그들이다.

김정은의 친족인 2인을 포함한 4인방은 김정은 후계 체제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이들의 역학 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통하던 장성택 부위원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그친 반면 리영호 총참모장은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진출했다. 최룡해도 당 중앙군사위 위원 자리까지 차지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아들인 김정은으로의 3대 권력 세습 체제를 안정 시키기 위해 ‘견제와 균형의 권력 시스템’을 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에 가장 약진한 리영호는 김정은의 군권 장악을 보좌하면서 군의 실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의 합참의장 격인 인민군 총참모장인 리영호는 대표자회 전날인 27일 이뤄진 군 장성 인사에서 혼자 대장에서 차수(원수보다 한 계급 아래)로 승진했다. 리영호는 또 대표자회에서 기존의 군부 거물인 오극렬과 김영춘을 제치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신설 직책)에 임명돼 대북 관측통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리영호는 정치국 위원도 거치지 않은 채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직행해 김정일 위원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조명록 군 총정치국 국장 등 4인과 함께 상무위원회의 일원이 됐다.

사실 리영호는 이번 당 대표자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장성택의 만경대혁명학원 동문인 그는 2002년 인민군 중장에 이어 2003년 상장으로 승진해 평양방어사령관을 지냈고, 2009년 인민군 총참모장, 인민군 대장이 되면서 차세대 군 리더 그룹의 한 명으로 여겨졌을 뿐이다.

중앙군사위 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린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도 김정은의 후계체제가 정착되기까지 당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는 빨치산으로 활동한 아버지 최현과 김일성 주석의 각별한 인연에 힘입어 김 위원장에게 직언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아울러 장성택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그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장성택의 정치국 상무위원 도약을 유력시하는 관측이 많았고, 심지어 ‘섭정’의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까지 일부 제기됐다. 하지만 장성택은 국방위원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에 이어 2인자 격인 부위원장 직책을 갖고 있어 여전히 묵직한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또 흥미로운 것은 새롭게 부상한 리영호와 최룡해 모두 장성택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북한의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장성택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지나쳤다"며 "군은 리영호가, 치안과 안보는 장성택이, 그리고 당은 김경희가 맡아 후계체제 구축을 돕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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