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후계 구도 공식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암묵적 지지 정도로 정리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는 28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김 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에 재추대된 것을 축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후 주석은 축전에서 “중국과 북한은 깊은 전통적 우의, 밀접한 지연, 광범위한 공동 이익을 갖고 있다”며 “우호협력을 공고히 발전시키는 것은 당과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장’ 김정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세계 2강으로 성장한 중국으로서는 국제 사회의 싸늘한 시선을 외면한 채 유례 없는 북한의 3대(代) 권력 세습을 손뼉 치며 환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김정은에 대한 표면적인 무관심이 반대의 뜻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중국 입장에서 북중 관계의 근간은 지역 안정 유지다. 북한의 정권 붕괴나 급변 사태로 인한 혼란, 탈북자 대량 유입 등은 중국이 상상하기 싫은 그림이다. 중국 관영 언론들이 “후계자가 누구냐에 관계 없이 북한의 안정이 중국의 국가 이익”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29일 “중국이 김 위원장 일가 내에서 이뤄지는 질서 있는 권력 승계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차기 북한 지도자에 대한 중국의 대접은 김정은의 중국 방문 등 향후 북중 간 공식 교류를 통해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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