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브라질 車시장서 한·중·일 '삼바 삼국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브라질 車시장서 한·중·일 '삼바 삼국지'

입력
2010.09.28 17:32
0 0

추석을 앞둔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 1층 전시실. 브라질 등 남미 판매점장 50여명이 신형 아반떼와 K5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 이들은 현대차 울산 공장 등을 견학하고 판매전략을 본사와 공유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 상파울로에서 현대차 판매점을 운영 중인 프란시스 마리스(39)씨는 "월드컵 후원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급상승, 지난해 보다 배 가까이 판매가 늘었다"며 "최근 브라질에서는 미국과 유럽 차량에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업체의 차량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미의 대국인 브라질 자동차 시장을 놓고 한중일 간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가 하반기 나란히 현지 공장 착공에 들어가고, 과거 짝퉁 마티즈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중국의 체리차도 최근 2013년 완공을 목표로 브라질 공장 신축안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한중일 자동차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브라질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 때문이다. 브라질에서는 지금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500년만의 최대 호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제가 잘 나가고 있다. 2006년 이후 4~5% 이상의 견고한 성장률을 보이다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마이너스 성장률(-0.2%)로 일시 후퇴했지만 올들어 빠르게 회복, 5.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최로 2016년까지 5%대 이상의 탄탄한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덕분에 자동차 시장도 커져 올해 독일을 제치고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독일 자동차 판매는 156만대, 브라질은 150만대지만 하반기 들어 브라질의 역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브라질 내수는 31만2,800여대의 자동차가 팔려 월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올해 340만대 판매가 점쳐진다.

현재 브라질 시장을 선점한 업체는 피아트와 폴크스크바겐, GM이다. 이들 3개 업체는 3~5개의 현지 공장에서 연간 60~70만대 가량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와 도요타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수입차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올 8월까지 도요타를 누르고 9만5,000여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대비 81% 증가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라질 시장에서는 고급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한데다 유럽 전략차종인 i30, 투싼 등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 11월께 상파울루주에 연산 15만대 규모의 현지 공장 기공식을 갖고 2012년부터 브라질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소형 해치백 차량(프로젝트명 HB)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도 상파울루주에 6억 달러를 투입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연간 생산능력은 초기 7만대, 향후 40만대 증산까지 염두하고 있다. 도요타는 현재 3%대인 점유율을 2012년 1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중국 토종 업체인 체리차의 움직임이다. 볼보를 인수한 지리차를 모기업으로 한 이 업체는 최근 도요타, 현대ㆍ기아차 보다 20%가량 싼 가격을 무기로 신흥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위협적이다. 러시아에서도 공장 가동에 들어간 이 업체는 최근 브라질에 4억달러를 투자, 2013년 하반기 연산 5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공장의 생산 능력을 연산 15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브라질은 상류층의 소비가 매우 활발한 특성이 있어 자동차, 전자 등의 사업 전망이 밝은 곳"이라며 "룰라 브라질 대통령의 서울 G20 정상회담 참석을 적극 활용, 브라질 시장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