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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나라서 보내온 따뜻한 인간愛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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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나라서 보내온 따뜻한 인간愛 선율

입력
2010.09.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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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개관 공연 때의 기쁨이 아직 생생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저의 장기인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을 한국의 음악 애호가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게 돼 더없이 기쁜 마음입니다.” 성남아트센터에서의 네번째 콘서트를 앞두고 지휘자 이반 피셔가 공연장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생산자(연주자)와 소비자(감상자) 간의 관계가 철저히 비즈니스화된 서구의 경우와 다르다. 인간의 맛이 살아 있는 동구권의 정제된 음이 찾아온다. 이미 국내 무대에서 검증을 받은 단체들이라 또 다른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오페라발레극장의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가 테이프를 끊는다. 성악, 합창, 오케스트라, 발레, 드라마, 무대미술, 조명 스태프 등 250여명의 관련 인력이 만드는 내한 무대다. 지난해 첫 내한 공연에서 130여명의 연희자가 만드는 오페라 ‘카르멘’을 선보이며 몇몇 스타급 출연자만 들르기 일쑤인 구미쪽 오페라의 내한 공연 관행을 깨뜨렸던 단체다. 이 작품의 마지막 서울 공연이 16년 전이었던 것은 규모의 문제 때문이다.

16세기 러시아 영웅시 ‘이고르 공의 원정기’와 기록문 ‘이파테프스키 연대기’를 바탕으로 보로딘이 만든 오페라 ‘프린스 이고르’는 이고르 공의 아들과 적장의 딸 사이에 싹트는 사랑 이야기다. 특히 발레 무용수 40여명이 전면에 나서는 ‘플로베츠인의 춤’ 대목이 20분 가까이 자아내는 화려함은 압권으로 꼽힌다.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지휘한 발레리노 마린스크의 안무로 다듬어진 대목이다. 그러나 합창은 웅장함보다는 아카펠라를 연상케 하는 섬세함이 주조를 이룬 것이어서 시각적 효과와 묘한 조화를 이룬다.

러시아의 대표적 공연예술상인 ‘골든 마스크’에서 여러 차례 최고의 오페라단으로 선정된 이 단체는 64년 간 147편의 작품을 공연했다. 지휘 예프게니 볼린스키, 예술감독 테오도르 쿠렌치스, 연출 티모페이 쿨리야빈 등. 10월 7~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02)2650-7480~2

이반 피셔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이반 피셔는 런던심포니, BBC심포니 등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누비던 헝가리 지휘자다. 잘츠부르크, 에딘버러, 루체른 등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 그의 무대였다. 그러나 조국을 잊지 못하던 그는 1983년 헝가리에 안착, 헝가리 최고의 젊은 연주자들로만 구성한다는 목표 아래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

2003년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국립기관으로 일신한 이 단체는 잘츠부르크, 비엔나, 도쿄, 아테네 등 동서를 막론하고 존재를 알리고 있는 오케스트라다. 리스트와 바르톡 등 헝가리 작곡가들의 작품 해석에 특히 강점을 보이는 이들은 공연으로 “국격을 높였다”는 중평을 듣고 있다.

피셔는 성남아트센터의 장점이 뭔지 묻는 질문에 “훌륭한 울림”이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자신의 애호곡인 슈베르트의 ‘교향곡 9번_The Great’를 비롯해 백주영과 협연으로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등을 들려준다. 타이페이에서 출발, 베이징을 거쳐 서울에서 끝맺는 연주 일정이다. 10월 8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031)783-800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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