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년 전 백제의 부활’을 주제로 충남 부여와 공주 일대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되고 있는 ‘2010 세계대백제전’(10월 17일까지)을 기념해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시들이 함께 열리고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이 12월 5일까지 여는 ‘기와에 담긴 700년의 숨결, 백제와전(百濟瓦塼)’과 국립공주박물관이 10월 17일까지 여는 ‘백제의 관(冠)’ 특별전이다. 국내에서 출토된 백제 관련 기와와 관 대부분을 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들이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와전’ 특별전에서는 한성~사비백제 시기, 경기에서 전남에 이르기까지 백제의 옛 영토에서 출토된 중요 기와뿐만 아니라 백제의 영향으로 발전한 일본의 아스카(飛鳥) 기와와 백제에 영향을 준 중국 남조의 기와까지, 총 430여 점의 기와를 만날 수 있다.
일본의 기와 33점은 나라(奈良)의 가시하라고고학연구소와 나라문화재연구소, 호류지(法隆寺) 소장품들로 일본 아스카 기와의 고향 격인 부여에서 이번에 처음 전시된다. 백제의 기와 박사 4명이 일본으로 건너가 기술을 전했다는 기록이 ‘일본서기’에 남아있을 정도로 백제는 일본에서 ‘와 박사의 나라’로 유명했다.
중국 남조 기와 10여 점은 유금와당박물관 소장품으로 역시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어서, 고대 동아시아 국가들의 기와를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특히 최근 풍납동, 석촌동, 몽촌토성 등에서 출토된 한성 시기의 기와들이 대부분 처음으로 공개된다. 지금까지 백제의 기와는 웅진 시기에 중국 양나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통설이었으나 이 유물들을 통해 한성 시기의 기와가 중국과 관련이 있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또 웅진 시기 기와의 전개 양상, 화려한 모양으로 발전한 사비 시기의 기와 등 시대별로 발달해 가는 백제 기와의 흐름을 알 수 있다.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의 와전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10월 15, 16일 박물관 세미나실에서 한국기와학회와 공동으로 ‘고대 동아시아 와전 문물교류’ 국제학술심포지엄도 연다. (041)830_8434
국립공주박물관의 ‘백제의 관’ 특별전에서는 화려한 신라의 관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백제의 금동관과 금ㆍ은제 관장식 등 60여 점을 볼 수 있다.
고대사회에서 관은 국가 통치권력의 상징물 중 정점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백제의 관은 자료가 많지 않아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무령왕릉 출토품처럼 백제의 관도 예술성이 뛰어나며, 2003년 공주 수촌리 유적을 시작으로 서산 부장리 유적, 함평 신덕고분 등에서 잇달아 백제의 관들이 발견됐다. 또 2008년 부여 왕흥사지와 익산 미륵사지 등에서는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은제 관장식이 출토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동안 백제의 관을 대표했던 나주 신촌리 출토 금동관(국보 295호)과 익산 입점리 출토 금동관을 비롯해 2000년대 들어 새로 발굴된 백제의 관 대부분을 만날 수 있다. 또 무령왕릉 출토 금제 관장식(국보 154호)과 함께, 관과 관장식을 지지하는 철제 관모테, 부여 왕흥사지 출토 운모제 관장식, 나주 복암리 출토 금제 원판형 관장식 등이 전시돼 백제의 다양한 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백제의 관뿐만 아니라 고구려, 신라, 가야, 왜 지역의 관도 전시된다. 특히 가야지역 출토 백제계 관인 합천 옥전 23호 금동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일본 후쿠이현 주젠노모리고분 금동관과 구마모토현 에다후나야마고분 금동관 복원품 등 일본에서 출토된 백제계 관들을 통해 동북아 고대국가들의 관 문화를 비교해볼 수 있다. (041)850_6364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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