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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심포지엄 참가 위해 방한한 제인 구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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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심포지엄 참가 위해 방한한 제인 구달 박사

입력
2010.09.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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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연구로 잘 알려진 세계적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76) 박사가 내한했다. 환경부가 30일 이화여대에서 주최하는 생물다양성 국제 심포지엄에 초청을 받았다. 네 번째 방한이다. 때맞춰 그의 새 책 (사이언스북스 발행)이 번역 출간됐다.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구하려고 애쓰는 전세계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2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환경 보호에 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했다.

“침팬지는 인간과 놀랄 만큼 비슷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똑똑한 침팬지도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죠. 그렇게 지구 생물 중 가장 똑똑한 인간이 어떻게 지구를 망칠 수 있는지 여러분께 묻고싶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지혜를 잃어버린 것 같아요. 지금 내가 내린 결정이 몇 세대 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이 지혜인데, 흔히들 다음 주주총회나 다음 선거 같은 당장의 이익만 따지죠. 굉장히 똑똑한 머리가 열정, 사랑, 연민과 유리된 느낌이에요.”

올해는 그가 침팬지 연구를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그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곰베국립공원에서 야생 침팬지 무리와 어울려 지내며 참여관찰을 했다. 오늘날 동물학자치고 그에게 학문적으로 빚지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의 업적은 독보적이다. 그의 조국 영국은 지난해를 다윈 탄생 200주년의 해로 기린 데 이어 올해를 제인 구달의 해로 기념하고 있다.

침팬지 연구는 그를 자연스럽게 환경운동으로 이끌었다. 1년 중 300일 정도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그는 “세계를 여행할수록 동물들이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 실감하고, 인간이 삶의 방식을 지금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1991년 시작한 환경운동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은 유치원생부터 대학생까지 젊은 세대에게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과 희망을 일깨우고 있다. 한국에는 대학생 모임이 있다.

“뿌리와 새싹은 현재 121개 국에서 6만 개의 모임이 활동하고 있어요. 한국 모임과는 29일 만날 겁니다. 환경운동은 기성세대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 자연과 접하게 해야 합니다. 직접 흙을 만지고 채소를 키워보며 내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지 몸으로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생물 다양성이 왜 중요한지를 그는 거미줄에 비유해 설명했다. “거미줄에서 한두 줄이 끊어지면, 결국 전체가 약해져 무너지고 말아요. 생명체 간의 상호연관성이 과학으로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별 것 아니다 싶은 생물의 멸종도 생태계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죠.”

그는 이번 책은 희망을 강조하려고 썼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에서 많은 동물이 위기에 처해 있죠. 생물학자들 중에도 돌이키기 어렵다고 비관하는 사람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지구를, 생명을 구하려고 애쓰는 사람들 덕분에 희망적인 이야기도 많습니다. 여러분은 이 책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단, 모든 사람이 환경을 지키는 데 동참한다는 전제에서 말이죠.”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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