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할8푼1리 대 2할8푼8리. 올시즌 두산과 롯데의 팀 타율이다. 2할8푼을 넘긴 팀은 8팀 가운데 두산과 롯데뿐이다. 롯데가 팀 타율 1위, 두산이 2위다. 팀 홈런에서도 두 팀은 롯데가 185개로 1위, 두산이 149개로 2위다.
그야말로 창과 창의 대결로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롯데의 근소한 우세를 점칠 만하다. 기동력에서는 ‘육상부’로 이름난 두산이 사실상 김주찬 1명뿐인 롯데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포수 강민호의 어깨가 무겁다.
용호상박 방망이
쉬어갈 곳 없는 타선은 두산이나 롯데나 마찬가지다. 중심타선의 무게에서는 ‘세계신기록 보유자’ 이대호(0.364 44홈런 133타점)가 버티는 롯데 쪽이 우위다.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두산 클린업 트리오도 만만찮지만, 이대호를 중심축으로 위, 아래에 조성환과 홍성흔이 자리하는 롯데의 3~5번은 핵폭탄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데뷔 후 첫 20홈런을 돌파(24개)한 이성열을 시작으로 손시헌, 양의지 등이 떠받치는 하위 타선에서는 두산에 더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롯데는 시즌 막판 7경기 출전 정지로 타격감이 떨어졌을 카림 가르시아와 올시즌 최고 발견으로 꼽을 만한 전준우의 활약이 관건이다.
이종욱, 고영민 VS 김주찬
김주찬의 외로운 싸움이다. 롯데에는 도루 2위(65개) 김주찬 말고는 두산 배터리를 흔들 만한 이렇다 할 준족이 없다. 조성환, 전준우, 황재균도 언제든지 뛸 수 있지만, 이종욱과 고영민이 있는 두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백업 멤버 오재원도 도루 개수가 35개다.
이종욱과 고영민은 올시즌 나란히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각각 114경기, 10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5년 연속 30도루와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했다. 고영민은 올시즌 도루 개수가 11개에 불과하나 누상에서 상대를 긴장시키는 능력과 주루 센스는 8개 구단을 통틀어서도 첫손가락을 다툰다. 그러나 일단 출루를 해야 뛰고 흔들 수 있는 법. 올시즌 타율 2할5리 기록이 걱정스럽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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