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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家) 뿌린 여자 축구 씨앗 황금 세대 결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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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家) 뿌린 여자 축구 씨앗 황금 세대 결실됐다

입력
2010.09.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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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 낭자군’이 한국 축구사의 새 지평을 열어 젖혔다. 20세 이하 여자 대표팀이 세계 3위를 차지한데 이어 17세 이하 여자 대표팀은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등극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일천한 역사와 빈약한 저변을 고려할 때 ‘기적’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태극 낭자군의 기적’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여자 축구의 성공 가능성을 내다본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재임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기울인 노력은 여자 축구 황금 세대가 탄생한 밑거름이 됐다.

정몽준 FIFA 부회장은 대한축구협회 수장으로 부임한 1993년부터 여자 축구 육성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대한양궁협회 회장 재임 시절 김진호, 서향순 등을 발굴, 여자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이끈 정 부회장은 당시 “관심을 갖고 육성할 경우 여자 축구는 20년 안에 정상 등극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학교법인 현대학원 이사장이었던 정 부회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창단된 울산 청운중, 울산 현대정과고, 울산과학대, 현대제철 여자 축구팀은 불모지였던 한국 여자 축구 선수 수급의 젖줄 노릇을 했다. 당시 현대학원 사무국장으로 여자 축구팀의 산파 역을 했던 권오갑 실업축구연맹 회장은 “울산을 여자 축구 메카로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울산에서 ‘축구밥’을 먹은 선수와 지도자가 여자 축구의 싹을 틔웠다. 18년 전 뿌린 씨앗이 이제 청소년 대표팀의 좋은 성적으로 결실을 맺는 듯 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1993년 창단 후 여자 성인 축구의 버팀목 노릇을 해왔다. 지난해 출범한 여자 축구리그(WK)에 7개 팀이 참가하고 있지만 1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팀은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2003년 여자 월드컵 본선 엔트리 20명 가운데 현대제철 선수가 13명이나 될 정도로 한국 여자 축구에서 큰 몫을 차지해왔다.

정 부회장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여자 축구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다. 지난달 20세 이하 여자 대표팀 해단식에서 “서울에 여자 축구팀이 있는 초등학교가 한 곳뿐인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 여자 월드컵을 개최하면 저변이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28일 2022년 월드컵 유치 활동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에서는 “명문여대에서 축구팀을 창단하면 중고교 여자 축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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