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상고심 24% 증가

형사사건의 유무죄를 가리기 위해 최종심인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상고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대법원이 발간한 ‘2010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공판에 회부된 형사사건 피고인은 총 37만6,561명으로 전년(35만8,557명)보다 5% 늘었다. 이 중 1심 피고인은 28만7,842명으로 4.6%, 항소심 피고인은 7만440명으로 2.7%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상고심 피고인은 1만8,279명으로 24.1%나 증가했다. 2000년대 들어 상고심 피고인은 연 평균 10% 안팎의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지난해 들어 증가 폭이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판결선고 전의 옥살이 기간(미결 구금일수)을 형기(刑期)에 산입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 상고사건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종전까지는 미결 구금일수를 얼마나 형기에 산입할지 법관이 임의로 결정했으나,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가 관련 형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려 조항이 폐지됐다. 이에 따라 그간 상고심의 형기 계산에서 불이익을 받을 우려 때문에 상고를 기피했던 피고인들이 적극적으로 대법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속사건 피고인들의 상고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보면, 미결 구금일수에 관한 위헌결정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