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8일 3남 김정은을 대장에 임명한 것과 관련, 세계 주요 언론과 국가들은 후계구도와 연계시켜 발 빠른 보도와 논평을 내놓았다.
AP 통신은 “젊은 김(정은)이 아버지를 승계하는 절차에 들어갔다는 가장 명백한 신호”라고 전했다. 대장 칭호를 부여하는 ‘명령’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의 이름이 김정은에 앞서 언급된 것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권력승계를 위한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김정일이 사망할 경우 김경희가 승계 과정을 감독하도록 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이 이름이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됐다”고 전하면서 “김정은의 4성장군 진입은 북한에서 각별한 무게를 가지며 최상위 지도자라는 함의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 행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권력승계의 사전단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그곳(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의 의미를 평가하기 위해 아태지역 내 모든 파트너들과 접촉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중앙(CC)TV 등은 28일 논평이나 분석 없이 사실 보도했다. 반면 김위원장이 이날 당 총비서로 재추대 된 것과 관련, “북한의 국가와 민족의 큰 경사이며 전체 당원과 인민군 관병 및 인민의 절대적 지지와 신뢰를 나타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런민(人民)일보의 서울ㆍ평양 특파원을 역임한 쉬바오캉(徐寶康)전 대기자는 28일 환추(環球)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권력승계가 이뤄지더라도 현재의 경제, 사회, 대외정책이 크게 변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노동당 대표자회를 전후해 일련의 인사이동 발표를 했다”며 “(김정은의 대장 임명은) 북한의 내부 사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 언론은 3남 정은이 조선노동당 요직 취임을 거쳐 정식 후계자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NHK는 28일 아침 주요 뉴스에서 김정은의 이름이 북한 매체에서 거명된 것은 처음이며 김 위원장 여동생이 함께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은 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전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정은이 당 대표자회에서 김 위원장 후계자로 당 지도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북한의 권력이 김일성 직계에 집중돼 ‘가족국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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