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잠을 설치게 하는 매미 울음소리가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8월 21일∼9월 5일 인천, 부산, 광주. 경기 안양시 등 도심 주거 지역 16곳의 주ㆍ야간 매미 소음도를 조사해 본 결과, 야간 평균 소음도가 72.7dB(데시벨)로 조사 대상 도로변 자동차의 평균 주행소음(67.9dB)보다 4.8dB 높았다고 28일 밝혔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주거 지역에서 낮과 밤에 각각 65dB, 55dB 이상이면 소음이라고 규정한다”며 “매미 울음소리는 일반인 2명이 1㎙ 떨어진 상태에서 대화할 수 있는 정도(60dB)를 훨씬 넘어선 소음이다”고 설명했다.
도심 주거 지역 소음의 주범은 말매미었다. 서울 중구 삼익아파트를 비롯한 도심 주거 지역에서 관찰한 결과, 말매미는 16개 지점 모두에서 발견됐고 참매미와 쓰릅매미는 각각 3곳과 1곳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매미의 울음소리 크기는 평균 75.0dBA로 쓰릅매미(67.1dBA)와 참매미(65.2dBA)보다 8〜10dBA 가량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조명이 지나치게 밝은 곳에서 매미 울음 소리도 컸다. 밤에 매미가 우는 지점의 가로등 아래 조도는 153∼212룩스로 울지 않는 지점(52.7∼123룩스)보다 높았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지나치게 밝은 인공조명은 야간에 매미가 울게 해 소음 피해가 크고, 생태계도 교란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빛 환경 지침 설정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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