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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상생이냐" 화난 교복대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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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상생이냐" 화난 교복대리점

입력
2010.09.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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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합치면 3억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어디다 팔 수도 없어 그냥 이대로 먼지만 쌓인 채로 내버려 둘 수밖에 없어요."

24일 서울 서초구 SK네트웍스의 스마트교복 서초점 지하 창고. 재고 정리를 하던 이정만 대표는 답답함에 말을 채 잇지 못했다. 20년 넘게 교복 가게를 운영한 그이지만 요즘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본사로부터 "미 입금 채권 5억5,000만원을 갚지 못하면 대리점 계약이 해지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대표는"지난 1년 동안 빚이 1억 5,000만원 이상 늘었다"며 "서울의 대리점 20곳 중 한 달 새 2곳이 계약 해지를 당했고, 해당 대리점 대표들 집은 경매에 넘어간 상태"라고 했다.

이 대표를 비롯해 스마트 서울대리점 연합 소속 대표들은 10일 서울 성내동 SK네트웍스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처음으로 나선 거리 시위에서 "대리점은 죽든 살든 아랑곳 않는 SK의 횡포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며 "이게 진정 상생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판매가와 관계 없이 본사가 일방적으로 출고 가격을 정하고 ▦팔리지 않는 교복 값까지 대리점이 책임지고 ▦입금 기한이 지나면 18%의 이자까지 부담해야 하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이 대표는 "SK네트웍스는 2009년 1월 언론을 통해 '교복 값을 내리겠다'고 홍보했지만 이미 한 달 전인 2008년 12월 각 대리점에 새 학기 교복 출고 가격을 17%나 올려 통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강원교육청을 비롯해 전국 교육청들이 교복을 정해진 가격에 공동으로 구매해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대리점들은 더 위태로운 상태이다. 이 대표는"상당수 대리점들은 바뀐 상황에 맞게 가격과 디자인을 현실화하자는데도 본사는 가격 올릴 궁리만 한다"며"안 팔려도 본사는 대리점주로부터 담보를 확보해놓고 안 팔린 교복 값도 받을 수 있으니 부담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리점주들은 SK네트웍스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한 상태이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스마트 사업부 관계자는 대리점들이 주문한 수량만큼 교복을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에 재고에 대해 회사가 책임 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대리점의 경영 악화는 공동 구매 확대와 정부의 교복 가격 통제로 교복 시장 전체가 침체에 빠진 요인가 크다"며 "2007년 교복 가격 파동 이후 우리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83%까지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재고에 대해서는 2005년부터 업주들과 부담을 절반씩 나누는 식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대리점주들과 대화를 통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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