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7일 현대건설 인수 참여를 공식 선언하고 인수의향서(LOI)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이로써 하반기 인수ㆍ 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건설 인수전은 이미 참여를 밝혀 온 현대그룹 및 현대차그룹 간 대결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친환경 분야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한편, 제철과 고속철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수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 동안 그룹 숙원사업이었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를 성공적으로 완공했고, 자동차사업도 글로벌시장에서 안정적 궤도에 올랐다는 점도 부연했다.
우선 현대차는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친환경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 발굴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이브리드(HEV) 및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개발을 비롯해 원전 등의 친환경 발전사업, 가정용 충전시스템과 연계된 친환경 주택건설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밸류 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제철 및 현대하이스코 등 제철부문에서 현대건설이 안정적으로 건설자재를 조달해 줄 수 있고, 해외 고속철 및 철도차량 사업과 건설의 연계도 용이하다는 것이다. 현대차 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 현대건설의 사업영역도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세계 150개 국가, 8,000여 곳에 글로벌 생산 설비와 판매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수를 위한 범현대가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과 관련, 독자 인수 방침을 분명히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 또는 재무적 투자자 참여 시 과도한 경영권과 수익률 요구라는 부담이 있어 내부자금을 이용해 독자 인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건설 인수 후 엠코와의 합병설'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인수 참여 소식을 접한 현대그룹은 "어려웠을 때 지원을 외면하더니다 인수전에 뛰어들어 유감"이라며 "다음달 1일 이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다음달 1일까지 입찰참가의향서(LOI)를 받은 뒤, 11월12일까지 본 입찰을 마치고 연말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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