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29,30일)가 임박한 가운데 후보자 도덕성에 대한 야권의 '현미경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일단 '결정적 한 방은 아직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병역면제 과정, 족벌사학 혼맥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친사학 판결 성향,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이상한 씀씀이 등을 둘러싸고 끊임 없이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 가랑비에 옷 젖듯 '공정 총리' 이미지가 바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석연찮은 병역면제 사유
최근 야당의 집중 공략 대상은 병역면제 경위로 모아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1970년, 71년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재검 대상이 됐다가 이듬해 양쪽 눈의 '부동시(不同視ㆍ양쪽 눈의 심한 곡광도 차이)'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역 면제와 관련해 야당이 의문을 품는 대목은 세 가지다. 첫째, '갑상선기능항진증'은 2년 이상 장기치료를 요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72년 병역 면제 사유는 이 질환이 아니라 부동시라는 점이다. 둘째, 비록 기준과 단위는 다를지언정 부동시임에도 불구하고 병역면제 2년 뒤 판사 임용 과정에서 받은 신체검사에선 좌우 시력이 각각 0.2, 0.1로 양안의 시력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셋째, 부동시로 병역 면제까지 받았던 후보자가 고등학생 때는 안경을 쓰지 않고 배드민턴 선수로 활동할 정도로 정상이었다는 점이다.
인사청문특위 소속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27일 "안과 전문의에게 직접 문의한 결과 보통 만 20세가 되면 눈의 성장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특별한 상황 변경이 없는 한 평생 간다고 한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병역면제 판정은 당시 병역법에 따라 처리됐다"며 정상적으로 군 면제를 받았음을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부동시는 아직 완치되지 않았고 계속 중"이라며 "안과 질환으로 최근 10년간 A병원에서 연 4회 검진을 받고 투약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출근길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고교 때까지는 시력이 좋았고 안경은 대학 때 쓰기 시작했다"고 의혹 진화에 나섰다.
친사학 배경
야당은 김 후보자 누나의 결혼으로 연결된 호남 족벌사학이란 배경을 또 다른 검증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 누나 김필식씨가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신대에 대한 특혜 지원 의혹, 후보자 장녀의 시간강사 특채 의혹, 대법관 재직시 내린 친사학 판결 논란 등이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하지만 김 후보자측은 "후보자는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했을 뿐이며 동신대 문제에 일절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일축하고 있다.
재산 관련 의혹
야당은 또 김 후보자의 재산신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여기엔 김 후보자가 사학을 배경으로 둔 누나 등 친인척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것이란 의심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측은 "각종 수당을 더 받았기 때문에 급여액이 과소 계상됐다"며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수입의 범위 내에서 생활해왔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측은 2007년 5월 딸 결혼식 때 누나들로부터 2억원을 빌린 경위에 대해서도 "누나들이 퇴직 후 갚으라며 부조해준 돈"이라며 증여세 탈루 의혹을 피해갔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 재산 내역서에 기재된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총리실측은 "김 후보자 부인이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목 주위에 흉터가 남자 이를 가리려고 구입한 것으로 호화 사치품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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