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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엄마 차는 빨개" 튀는 색 차 잘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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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엄마 차는 빨개" 튀는 색 차 잘 나가네

입력
2010.09.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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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대기업에 근무하는 강봉수(39) 차장은 최근 맞벌이 하는 부인의 차 구입 때문에 고민을 했다. 차종 선택은 합의가 됐지만 색깔이 문제였다. 개성을 강조하는 부인은 “흰색과 검정색은 식상하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며 빨간색을 선택하겠다는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강과장은 의견이 달랐다. 튀는 색상의 경우, 나중에 중고 시장에 내놓을 때 새 주인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색상은 부인의 뜻대로 하기로 했다. 강씨는 “직접 차를 운전하는 아내의 의견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며 “실제 구입해보니 빨간 색 차도 멋져 보였다”고 말했다.

차 색상이 구매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면서 업체마다 개성 있는 색상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여전히 흰색, 검정색, 은회색 등 무채색 계열을 선호하는 중ㆍ대형차 보다는 경차, 소형차, 준중형, 쿠페형에서 두드러진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 구매자가 화려한 색을 선호하고 있다.

기아차 쏘울과 GM대우차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대표적인 예다. GM대우차는 지난 7월 내놓은 ‘핑크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9월 총판매대수의 27%를 차지하며 흰색(18%)를 제치고 색상 선호 1위를 달리고 있어 회사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다. GM대우차 관계자는 “핑크색이 몇 대나 팔리겠냐는 의견이 많아 출시를 미뤄왔는데 정작 소비자 반응은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핑크색 구매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50%를 넘는다. 특히 25∼35세 여성이 가장 선호해 35% 내외를 차지한다. GM대우차는 핑크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선전에 고무돼 내년에 내놓을 소형차에도 흰색이나 검은색이 아닌 참신한 색상을 도입할 예정이다.

기아차의 쏘울도 화려한 색상을 자랑한다. 독특한 디자인에 맞춰 그 동안 국내 차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바닐라쉐이크, 티타늄실버 등 튀는 색으로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색상별 판매에서 바닐라쉐이크가 전체 판매량의 56%를 차지하고, 빨간색 계열의 토마토레드가 7%나 차지한다. 기아차 쏘울 역시 구매자의 40%가 여성이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 역시 빨간색 판매 비율이 타 차종에 비해 높다. 빨간색이 전체 판매의 8%를 차지한다. 다른 차종과 비교하면 배 이상 높은 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검정색과 흰색 일색이던 자동차 색상은 개성을 강조하는 트랜드에 맞춰 앞으로 더욱 화려해질 것"이라며 “특히 두 대 이상 차량을 보유한 가정의 경우, 작은 차는 화려한 색을 원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차 색상에 따른 구매 변화는 제한적이다. 지난해 도료전문기업 듀폰이 조사한 결과,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은색, 검은색, 흰색, 회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전체 판매량 중 87%에 달한다. 세계적으로도 이들 4가지 색상의 차가 판매의 77%를 차지한다.

따라서 중고차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4가지 색상에 대한 선호도가 아직 높고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부 독특한 개성을 원하는 구매자들이 있으나 중고차 시장의 특성상 특정 색을 원하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중개상들이 무난한 색의 차를 우선 매입하는 이유다.

일부 튀는 색은 중고차 감정 시 동일한 조건의 차보다 5% 가량 낮게 책정된다. 특히 경차, 소형차 보다는 중ㆍ대형차에서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중ㆍ대형차는 근엄하고 안정감 있는 검정색, 흰색, 은색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일부 튀는 색상의 대형차의 경우 중고차 가격이 무채색계열에 비해 10%까지 내려 갈 수도 있다. 신차 구매 시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고로 되팔 경우를 염두하고 있다면 대형차의 경우 전통적인 색상이 무난하다고 조언한다. 중고차 전문사이트 카즈의 박성진 팀장은 “차는 구입시 수년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색상을 충동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특히 중ㆍ대형차를 고를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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