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 과정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稀土類) 수출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이 부인하긴 했지만, 자원이 분쟁 당사국을 압박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일이었다. 전세계 희토류의 97%를 생산하는 중국은 이미 작년부터 희토류 수출 물량을 줄이고 쿼터제를 운영하는 등 희귀금속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희토류는 발광다이오드(LED), 하이브리드카 등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귀금속이다. 우리나라는 니켈 크롬 몰리브덴 등 30여 개를 희귀금속으로 지정했고, 네오슘 등 희귀금속의 일종인 희토류 17종을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희토류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비축된 희토류 물량은 하루치에 불과한 실정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는 순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첨단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래서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아프리카ㆍ중남미 국가들에 저리의 차관과 정부개발원조 제공 등을 내걸고 희귀금속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희귀금속은 LED와 하이브리드카 외에도 2차전지,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 풍력발전 등 미래 성장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큰 우리로선 안정적 희귀금속 확보에 사활이 달려 있다. 최근 볼리비아의 리튬 개발권을 확보하고 영국의 석유회사를 인수하는 등 자원외교에 힘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희귀금속 자급률은 10%에 못 미친다.
중국은 희토류 외에 마그네슘 텅스텐 등 희귀금속 다량 보유국이다.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중국의 희귀금속 무기화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좀더 치밀하고 효율적인 희귀자원 확보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전자제품을 재활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해외 변수에 취약한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갖춘 구조로 바꿔가야 한다. 과도한 수출 의존적 경제구조는 교역 분쟁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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