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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출판인 다룬 첫 논문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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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출판인 다룬 첫 논문 나와

입력
2010.09.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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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한국 현대 출판인을 연구한 첫 논문이 나왔다. 출판사 윌북의 홍영완(40) 대표는 출판사 열린책들 홍지웅(57ㆍ사진) 대표의 출판 인생을 다룬 '출판인 홍지웅의 생애사 연구'로 지난달 말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홍영완씨의 설명에 따르면 출판인을 다룬 기존 논문은 일제강점기 신문관이라는 출판사를 설립해 운영했던 육당 최남선을 다룬 '출판인 최남선 연구'(김경숙ㆍ1992)가 유일하다. 1998~2004년 열린책들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번역 전문 출판사 윌북을 차린 홍영완씨는 "열린책들이 20년 이상 유럽문학을 번역 출판하는 외길을 걸으면서 성공을 거둔 비결이 궁금했다"고 논문을 쓰게 된 배경을 밝혔다.

1986년 설립된 열린책들은 영미문학 일색이던 당시 국내 출판계에서 러시아, 동구권 문학을 집중 소개하며 번역 출판을 시작했고 1990년대 들어 의 파트리크 쥐스킨트, 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의 움베르토 에코 등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작가의 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홍영완씨는 "지금도 그렇지만 번역출판으로는 출판사 하기가 어렵던 그 시절에 열린책들은 유럽문학의 안 알려진 작가들을 소개하며 개척자 역할을 했다"면서 "후배 출판인으로서 볼 때 딴 데 눈 돌리지 않고 번역출판의 한길을 걸어왔다는 점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책들의 성공 비결로 시대의 흐름을 볼 줄 아는 눈과 독창적인 기획력, 한 작가의 모든 책을 꾸준히 내는 전작주의 등을 들었다. 예컨대 열린책들의 러시아문학 책들은 1980년대 말 동구권 개방과 맞물려 히트를 쳤고, 국내엔 낯선 장르이던 베르베르의 과학소설이 성공을 거둔 것도 한국문학이 역사적 리얼리즘이나 페미니즘 쪽으로 쏠리던 1990년대 초 색다른 읽을거리를 찾던 독자들의 욕구에 부합한 덕분이라는 것. 그는 특히 전작주의를 강조했다. 쥐스킨트, 베르베르의 책은 전부 열린책들에서 나오고 있고, 에코의 저작 25권 모음인 도 내고 있다. 홍씨는 "작가들과 독점계약을 한 것도 아닌데 꾸준히 내다보니 신뢰가 쌓여 그리 된 것"이라며 "전작주의는 출판사가 작가를 발굴하고 함께 커가는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논문을 계기로 국내에서 출판인 연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작고한 현암사 창업주 조상원 선생의 말씀 중에 '출판인 대학총장론'이 있어요. 대학총장이 훌륭한 학생을 찾아내 가르치는 것과 출판인이 좋은 작가를 찾아내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하셨죠. 출판이 문화 발전에 얼마나 큰 몫을 하는가 생각하면, 출판인의 업적에 대한 연구도 많아져야 합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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