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3 민주당 전당대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차기 당권의 향방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26일 열린 서울 및 인천시당 개편대회와 27일 예정된 경기도당 개편대회를 거치면서, 전체 대의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표심이 어디로 기우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의 판세는 지역위원장 수에서는 정세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는 손학규 후보가, 조직력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각각 강점을 보이며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정세균 후보는 조직력과 직결되는 지역위원장 수에선 전체 245곳 가운데 120곳 정도를 자기 편으로 분류할 정도로 '상층 조직'의 세력이 강하다. 반면 손학규 후보는 70여곳, 정동영 후보는 30여 곳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민주당 전대는 '상층 조직'과 일반 대의원 표심 사이에 괴리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특징이 있다. 전대 초ㆍ중반 실시된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비록 조직에선 밀리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선 대권 주자가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결과로 풀이된다.
정동영 후보가 최근 정세균 캠프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 가량을 얻으며 오차범위 안에서 1위에 올라서는 등 추석을 전후해 추격에 속도를 내는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비록 '상층 조직'에서는 밀리지만 전국 선거를 8차례나 치르면서 쌓아온 정 후보의 '바닥 조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전국에 걸쳐 있는 정 후보 조직은 해당 지역위원장의 성향과 무관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세균 후보측에선 전대 직전 지역위원장에게 '지시'가 내려가면 대의원 표심도 상당 부분 따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대의원 판세에서 '빅3'가 혼전 양상을 보이자 승패는 전대 직전 4만여명의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본선 성적은 대의원 투표 70%와 당원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결정된다. 한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일반 당원은 지역위원장의 통제 범위 밖에 있다"면서 "대의원 투표에선 5% 포인트 미만의 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당원 여론조사에서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수도권 대의원 표심의 한 지표가 될 수 있는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선 비주류 진영인 '쇄신연대'의 지원을 받은 재선의 김성순 의원이 1,001표를 얻어 정세균 후보가 측면 지원한 우원식 전 의원을 63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인천시당위원장 선거에서도 '쇄신연대'가 밀었던 문병호 전 의원이 241표를 얻어 한광원(157표) 이호웅(148표) 전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수도권에서 '반정세균' 기치로 뭉친 비주류의 세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