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일본 정부의 갑작스러운 화해 제스처에 ‘?환(轉圜: 원만하게 조정함)’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일본에 사건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중국 환추ㆍ環球시보 25일자 사설).”,“중국 선장이 석방됐다고 해서 일본에 대한‘판즈(反制: 보복하거나 제재함)’를 늦춰서는 안 된다. 계속 강경해야 한다(홍콩 펑황ㆍ鳳凰망 25일자 사설).”
중국이 ‘힘의 외교’맛에 빠져들고 있다.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분쟁과 관련해 경제제재를 포함한 초강경 압박으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것에 만족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같은 태도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했던 ‘도광양회(韜光養晦: 빛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림)’시대를 벗어나 크고 강해진 세계 주요2개국(G2)의 위상에 걸맞는‘굴기(崛起:박차고 일어섬)외교’로 본격 전환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그 동안 민감한 국제문제에 대해 조용히 물밑대화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곤 했던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주변 국가를 힘으로 굴복시키려는 태도를 노골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가 25일 중국인 선장 석방 조치에도 불구, 일본의 사과와 피해배상을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여기에는 일본을 더욱 몰아붙여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그래서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2위의 자리를 일본으로부터 빼앗은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맘놓고’ 자국의 이익을 주장하는데 대해선 ‘오만’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에 각인시킨 ‘힘의 외교’는 서막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 무역역조를 놓고 벌이는 미ㆍ유럽연합(EU) 등과의 통상전쟁,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과의 일촉즉발 충돌 위기 등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자세로 나올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최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에서 보듯 중국의 ‘마이 웨이’식 외교는 한반도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한 기고문에서“2012년 새로운 지도부 구성 시기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들은 강한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지도자들은 자국의 상대적 부상에 과도한 자신감을 갖고 됐다”고 지적했다. 하오위판(郝雨凡) 마카오대 인문학원장은 환추시보와의 인터뷰에서“중국 외교는 전체적 전략방향 없이 개개의 정치ㆍ경제ㆍ국제문제 등에서 서로 모순되는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할 때가 많다”며 “이것이 중국의 의도를 의심케 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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