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처럼 매달 분배금을 받을 수 있는 펀드, ‘월지급식 펀드’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말 그대로 환매를 하지 않고도 다달이 투자원금의 0.5~0.7% 정도를 받도록 설계된 펀드.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맞물려 최근 안정적인 노후를 누리려는 은퇴자를 중심으로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운용중인 월지급식 펀드는 모두 13개이며 이중 절반에 가까운 6개가 올해 출시됐다. 월지급식 펀드 가입 자금(설정액 기준)도 지난해 9월 1,750억원에서 올 9월 2,160억원으로 1년새 20% 넘게 불어났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은 이달부터 6개 채권형 펀드 상품에 대해 월지급 플랜 서비스를 도입했다. 펀드 자체는 월지급식이 아니지만 가입 고객이 원하면 다달이 정한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월지급식 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주식이나 채권에 간접 투자해 은행 예금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매달 일정금액의 현금을 받아 쓸 수 있는 ‘1석2조’ 상품이라는 점.
가령 납입금액의 0.7%를 다달이 받을 수 있는 칸서스운용의 ‘뫼비우스블루칩펀드1(주식)’에 지난해 9월1일 거치식으로 1억원을 맡겼다고 가정해보자. 매월 15일에 분배금을 지급하는 이 펀드는 지난 1년간 총 13차례에 걸쳐 매달 납입금의 0.7%인 70만원씩, 총 910만원을 분배금으로 지급했다. 그런데도 이 펀드의 수익률은 지난해 9월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19.15%로 매우 높아, 투자자의 계좌에는 24일 현재 원금보다 많은 1억904만5,737원이 남아있다.
하지만 월지급식 펀드는 상승장에선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단점. 매달 받는 분배금만큼 펀드 운용자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를 때 특히 불리하다.
또 펀드가 분배금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면, 비록 플러스 수익률이라고 해도 원금을 까먹게 된다는 점도 유념할 사항이다. 예컨대 월 분배금이 납입금의 0.5%라면, 연 수익률이 6%(0.5%X12개월)를 넘어야 원금이 보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월지급식 펀드는 주로 주식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의 비중이 높은 주식혼합형 또는 채권형으로 설정된다.
우리투자증권 김보나 연구원은 “분배금 지급 후 원금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고수익을 내 자산을 불려야 하는 경우보다는 매달 일정한 액수의 현금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투자자에게 적당하다”며 “원금 손실의 위험을 낮추고자 한다면 채권형 펀드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