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유키 오노데라(48)는 일상적 오브제를 독창적 시선으로 포착한 작품세계, 기존 사진 문법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기법으로 명성이 높다.
대표적인 것이 하늘을 배경으로 헌 옷들을 찍은 ‘헌 옷의 초상’ 시리즈다. 프랑스의 세계적 설치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는 1993년 개인전에서 작품에 사용한 헌 옷을 관객들에게 팔았는데, 오노데라는 그 중 일부를 사들였다. 그리고 파리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창문 앞에서 헌 옷 하나하나를 사진으로 찍어 그것들이 각각 간직한 기억을 초현실적 느낌이 나는 초상으로 만들었다.
서울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12월 4일까지 열리는 오노데라의 개인전에서는 ‘헌 옷의 초상’ 시리즈를 비롯해 그의 작품세계 전반을 살필 수 있는 70여 점의 사진이 나왔다. 잡지나 신문에서 모은 이미지로 사람의 형상을 만든 뒤 역광을 사용해 실제 사람의 실루엣처럼 보이도록 한 ‘트랜스베스트’ 시리즈, 상표 없는 깡통이 UFO처럼 공중을 부유하는 사진을 통해 소비사회의 실체에 질문을 던지는 ‘C.V.N.I’ 시리즈, 카메라 내부에 유리구슬을 집어넣고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를 촬영한 작품 등에서 다양한 실험과 기발한 착상이 엿보인다. (02)418-1315
김지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