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 제패한 여자축구/ 1450명의 힘…소수정예 '월드컵 키즈' 불모지서 정상 올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 제패한 여자축구/ 1450명의 힘…소수정예 '월드컵 키즈' 불모지서 정상 올라

입력
2010.09.26 09:17
0 0

한국 여자 청소년 대표팀(17세 이하)이 세계 정상에 올랐다. ‘기적’에 다름 없는 결과다. 한국 축구가 여자 대표팀에 관심을 갖고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10년 세월이 채 돼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팀은 통틀어 65개 뿐이고 등록 선수는 1,450명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유일한 패배를 안긴 독일은 등록 선수만 105만 301명, 축구팀은 5,000개를 상회한다.

여자 축구 1, 2세대 선수들은 ‘외인 부대’였다. 1990년 9월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여자 축구 첫 A매치에서 한국은 일본에 1-13으로 졌다. 필드 하키, 육상, 역도, 펜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급히 업종을 전환해 구성된 대표팀이 경기에 나서서 얻은 결과였다.

여자 대표팀 역대 A매치 최다 출전(81회)을 기록하고 있는 이명화는 1990년 6월까지 펜싱 선수로 활약하다 축구화를 신었고 선수로 등록한 지 1주일 만에 대표팀에 선발됐다. 2003년 월드컵 본선에서 대표팀 수비진을 이끈 유영실은 배드민턴을 하다가 진학을 위해 축구로 업종을 바꾼 경우다. 2001년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3골을 작렬하며 우승을 이끌었던 이지은은 중3 때 비로소 축구화를 신었다.

축구에서 유소년 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까닭은 기본기 때문이다. 그러나 1,2세대에게는 기본기를 닦을 시간이 없었다. 정신력과 체력으로 버텼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여자 대표팀에 대한 관리가 체계화됐고 초등학교 때부터 착실히 기본기를 갖춘 선수들이 성장해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3위,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20세 이하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과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여민지는 유소년 시절부터 축구 기본기를 습득한 ‘엘리트 여자 축구 선수 1세대’선수들이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인 투자와 교육으로 결실을 맺은 한국 여자 축구의 발전사는 단시간 내에 집약적인 성장을 보인 한국 경제와 닮아 있다.

한일 월드컵 이후 뿌린 여자 축구의 씨앗은 2008년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뉴질랜드에서 열린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올 들어 20세 이하 월드컵 3위에 이어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