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헌책방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1991년 창사 이후 성장가도를 달리며 일본 중고서적시장을 ‘천하통일’한 헌책 체인점 북오프에 일본 최대 비디오대여 체인점 ‘TSUTAYA’가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체인점 숫자에서 북오프를 앞서는 ‘TSUTAYA’가 적극적인 공세를 펼 경우 일본 중고서적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CD, DVD 대여점 ‘TSUTAYA’를 일본 전국에 전개하고 있는 ‘컬처 컨비니언스 그룹(CCC)’은 24일 헌책 매수ㆍ판매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의 ‘TSUTAYA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점’ 안에 문을 연 ‘에코북스(ecobooks)’ 1호점이다.
CD와 함께 일부 신간서적 판매와 대여도 해왔던 ‘TSUTAYA’는 이 매장에 판매용 헌책 약 10만종을 추가해 기존 대여 서적과 함께 22만권을 갖췄다. 매출 목표는 한달에 800만엔 정도. 올해 안에 도쿄(東京)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오사카(大阪) 등에 10개 점포를 잇따라 열고 5년 안에 일본 전국에 200개 점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의 헌책 시장은 인터넷 판매를 제외하고 약 800억엔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 전국에 910여개, 한국 미국 등 해외에도 13개 점포를 거느린 북오프가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북오프는 헌책 가격 설정의 표준화, 청결한 매장 관리 등으로 일본 헌책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TSUTAYA’의 헌책 매매 사업이 주목 받는 것은 이 대여점의 체인 숫자가 일본 전국에 1,391개로 북오프보다 훨씬 많은 데다 점포도 역 주변이나 상가 등 이미 좋은 입지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1호점 역시 고층 아파트가 늘어선 역 인근 2,040㎡ 대형 ‘TSUTAYA’ 매장 안에 310㎡ 규모로 자리잡았다. ‘TSUTAYA’는 포인트 공유 등 지금까지 북오프와 제휴 관계도 이달 안에 청산할 계획이다.
‘TSUTAYA’의 헌책사업 진출에 대해 경쟁사인 북오프는 “새 책을 팔던 점포들이 헌책도 함께 취급하는 추세의 일환”이라고 담담한 반응인 데 반해 출판사들은 신간서적 판매가 더욱 줄어들지는 않을까 불안한 기색이 엿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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