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지성 월레 소잉카(76)가 신당을 출범시키고 부패로 얼룩진 조국 나이지리아에 희망을 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인이자 소설가로 1986년 아프리카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잉카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래 정권을 잡은 부패한 군부 독재 비판에 앞장서는 등 현실정치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25일 라고스에서 열린 인민민주전선동맹(DFPF) 출범식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소잉카는 “하나의 정당에 그치지 않고 최선봉에서 민주주의 파수꾼역할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한 석유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가난에 허덕이는 나이지리아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바꾸기 위해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고 26일 AFP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소잉카는 2011년 대통령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정치적 폭력과 부정행위로 얼룩질 것으로 우려되는 선거를 바로잡도록 뒤에서만 일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부정선거에 휘말린 정부가 군부 쿠데타로 전복되는 역사가 반복되면서 극심한 정치적 불안을 겪어온 나이지리아는 2007년 취임한 우마르 야라두아 대통령이 지난 5월 오랜 와병 끝에 사망하면서 다시 혼란을 겪어 왔다. 조너선 굿럭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있는데, 최근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히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북부 이슬람 세력과 남부 기독교 세력은 1999년 민정 이양 당시 2번 임기(8년)씩 정ㆍ부통령을 나눠갖기로 권력 분점에 합의했는데, 북부 몫이었던 야라두아 대통령 자리를 남부 출신인 굿럭 부통령이 맡으면서 그 구도가 깨진 것이다. 차기를 놓고 남북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프리미엄에다 풍부한 자금줄을 쥔 굿럭의 재선할 경우 심각한 폭력사태 및 군사쿠데타 재발 가능성까지 예상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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