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주는 지고, 내수주가 뜬다.’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대형 수출주의 앞길이 불투명해지면서 유통, 소비재 등 내수주가 주목 받고 있다. 하반기에는 환율, 업황 전망 등 주변 여건이 수출주에 불리한 반면, 내수주는 국내 소비 회복 기대감으로 모처럼 청신호가 비추고 있다.
수출주 둘러싼 불리한 여건들
수출주의 발목을 잡을 잠재적 악재는 환율이다. 미국의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미국의 압박에 중국의 위안화는 물론 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동반 강세 환경이 조성될 전망. 여기에 쌓여가는 경상수지도 원화 강세(환율 하락)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는 수출기업들의 이익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수출주인 정보기술(IT) 부문의 업황 전망도 어둡다. 경기 회복세 둔화에 따른 IT 수요 감소로 최근 한화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7만원에서 104만원으로 내리고, 신영증권이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등 IT업종에 대한 실적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불안감에 코스피지수가 2년3개월 만에 1,840선을 돌파하며 대부분 업종이 상승했던 24일에도 IT 대형주는 2~4%씩 줄줄이 급락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현대차 등 자동차주는 IT주에 비해서는 업황 전망이 밝지만, ‘오를 만큼 올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주는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원화 강세 가능성이 커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 환율, 수급 삼박자 갖춘 내수주
반면, 국내 내수시장 성장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분기별 내수성장 기여도는 올 3분기부터 내년까지 4%포인트 전후. 내수가 탄탄한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수출기업에는 불리한 원화 강세는 원재료를 수입하는 내수 기업에는 비용을 줄이는 호재로 작용한다. 여기에 소득이 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두둑해진데다 저금리 기조로 소비 심리 역시 살아나고 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우리 증시 수급의 주도권을 쥔 외국인이 올 들어 유통업종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어 수급 전망도 밝다”며 “외국인이 선호하는 내수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중국 소비성장 수혜주인 오리온과 신규 출점으로 성장성을 보이는 현대백화점, 저평가된 LG패션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신세계 대한항공 하나투어도 유망하게 봤다.
현대증권은 국내를 넘어 중국 등 아시아로 뻗어가는 내수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내수주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 소비시장까지도 연동시켜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 등 아시아에서의 확장이 기대되는 필수소비재를 눈 여겨 보라”고 했다. 현대증권은 오리온 CJ제일제당 롯데쇼핑 웅진코웨이 신세계 CJ오쇼핑을 추천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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