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뽕 원료물질이 국내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유통되고 있어 보건 당국의 마약관리 체계가 허술한 것으로 지적됐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민주당 주승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은 히로뽕의 원료인 벤질시아나이드(Benzyl Cyanide)를 마약 원료물질로 관리하지 않고 있어 별다른 제재 없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다.
주 의원 측은 히로뽕 원료인 1-페닐-2-프로파논은 마약 원료물질로 관리되고 있으나 이 전 단계 물질인 벤질시아나이드는 관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약 원료물질인 1-페닐-2-프로파논 없이도 일정 수준의 화학적 지식만 있다면 누구든지 벤질시아나이드를 손쉽게 구해 필로폰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실제로 검찰은 시중에서 1kg에 12만원에 구할 수 있는 벤질시아나이드로 만든 히로뽕 2kg을 제조한 화학박사 출신의 마약사범을 검거했었다.
환경부는 벤질시아나이드를 유독물로 분류해 2009년 1건(20kg) 수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목적 또는 100kg 이하의 유독물에 대해서는 수입업자 등이 신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제 국내 유통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 의원은 “식약청은 벤질시아나이드의 시중 유통 상황을 조속히 파악해 마약 제조에 악용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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