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케냐와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했다. 지금 한국은 세계적인 부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케냐의 생활수준은 여전히 1960년대 초에 머물러 있다. 그 차이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발전경제학을 연구하는 미국의 대학교수인 저자들은 에서 부패와 폭력을 제3세계 국가들의 빈곤의 원인으로 보고 그 실상을 살펴본다. '이코노믹 갱스터'는 폭력을 돈이 계속 굴러들어오게 하는 도구로 사용한 알 카포네처럼 경제적으로 이기적인 행동을 일삼는 범죄적인 인물을 일컫는 말.
저자들은 과거 인도네시아의 독재자와 관계가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내리는 상황, 막대한 해외원조금이 부패한 정치인들의 손으로 흘러 들어가는 흔적 등을 통해 들이 일삼는 부패와 폭력이 빈곤과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 중점을 둔다.
뉴욕 유엔본부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의 불법주차 통지서에서 부패와 빈곤의 관계를 추적하는 등, 얼핏 보면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사건들을 현실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로 삼는 저자들의 솜씨가 흥미롭다.
빈곤 국가에 해외원조를 늘려 경제를 성장 단계로 올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둘러싼 발전경제학의 핵심적 주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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