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현대건설 인수 의지를 강력하게 밝혀왔던 현대그룹은 자신들이 인수 주체가 돼야 하고 인수를 통해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며 ‘명분 쌓기’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면서 현대건설 인수가 그룹 내 다른 사업 영역들과 어우러져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30년 동안 대북사업 독점권을 지닌 현대그룹으로서는 현대건설을 인수를 계기로 북한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에서 큰 시너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한동안 남북관계가 좋지 않아 대북 사업이 지지부진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현대건설 인수는 남북관계가 회복될 경우 언제든지 대북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해외 건설 사업을 위한 건설 자재 운송 등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 관련 분야에서 후광 효과를 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상선이 주력인 현대그룹은 또 현대건설을 계열사로 흡수할 경우 해운산업 경기에 영업 실적이 부침을 거듭해온 불안감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이득도 기대된다. 게다가 현대건설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8.3%를 지닌 만큼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라도 현대건설 인수는 절실한 상태이다.
약 4조원으로 예상되는 인수 대금 확보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금성 자산 1조5,000억 원 정도를 확보했고 나머지는 외부 차입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최근 법원이 신규 여신 중단과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회수 등 채권단의 제재를 풀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며 “전략적 투자자, 재무적 투자자 등을 끌어 모으는데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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